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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고유 감성 살아있는 텀블러로 연이은 히트 친 박정례 스타벅스코리아 디자인팀장
“‘원정 텀블러 쇼핑족’ 잡았단 보람 뿌듯”



[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스타벅스는 유독 팬 층이 두터운 커피전문기업이다. 스타벅스가 계절마다 한정판으로 텀블러를 내면 이를 수집하는 이들이 있을 정도다.

스타벅스코리아는 올해 한국 전통의 아름다움을 살린 텀블러로 연이은 히트를 기록했다. 삼일절을 기념해 내놓은 ‘무궁화 텀블러’는 매장이 문을 열기도 전에 텀블러를 사려는 구매객들이 줄을 서는 장면을 연출하며, 판매 5시간 만에 준비 수량이 모두 매진됐다. 스타벅스에서 금액을 충전한 후 현금카드처럼 사용할 수 있는 ‘스타벅스 카드’ 중에서도 ‘무궁화 카드’가 나와 출시 일주일 만에 10만장이 판매됐다. 출시 첫 날 충전된 ‘무궁화 카드’는 1만7000여개로, 이는 스타벅스 카드 일 평균 충전건수의 10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제헌절을 기념해 봉산탈춤의 이미지를 머그컵에 담아 내놓은 ‘봉산 머그’는 지난달 한국 디자인 진흥원에서 주관하는 굿디자인 우수 선정작으로 뽑혔다.

연이은 히트작을 낸 스타벅스코리아 디자인팀은 박정례(41) 팀장이 이끌고 있다. 박 팀장은 “회사 매출에도 기여한다는 생각에 소소한 행복을 느끼지만 가장 보람있을 때는 ‘원정 텀블러 쇼핑족’의 발길을 잡았을 때”라고 전했다. 그 동안 미국이나 일본의 스타벅스 텀블러들은 스타벅스 팬들 사이에서 갖고싶은 제품으로 유명했고, 현지 텀블러를 사기 위해 외국으로 원정 쇼핑(?)을 떠나는 이들도 많았다. 그러나 올해 스타벅스코리아의 텀블러들이 잇단 히트를 치면서 국내 제품을 보는 이들의 시선이 많이 달라졌다. 홈페이지와 SNS에 “매달 3월에 일본 원정을 가서 텀블러를 사오곤 했는데, 이제는 더 이상 일본까지 갈 필요가 없을 것 같다”는 고객들의 응원 메시지가 올라오기도 했다.


박 팀장이 스타벅스에서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도 미국 유학 중 마주친 일본식 텀블러 열풍을 보면서부터였다. 그는 “뉴요커들이 일본 특유의 벚꽃 문양을 바탕으로 한 ‘사쿠라 텀블러’에 열광하는 것을 보고 몹시 안타까웠다”라고 말했다. 한국을 상징하는 문화도 이에 못지 않게 아름다운데, 외국에 잘 알려지지 않았다는 생각에 아쉬운 맘이 들었다는 것이다.

그가 합류한 후로 스타벅스코리아는 한국 고유의 문화를 살린 디자인을 다양하게 선보였다. 경주에 있는 매장은 현지의 역사적 의미를 살려, 고즈넉한 전통 찻집을 보는 듯한 정갈한 디자인으로 매장을 채웠다. 내용물을 모른 채 제품을 구매하는 럭키백을 만들 때에도 한국적인 아름다움을 살려, 제품이 출시 당일 매진되는 기록을 세웠다.

한국 고유의 아름다움을 살린 디자인은 외국에서도 인정받고 있다. 지난 3월 전 세계 스타벅스 법인들이 홍콩에 모여 ‘스타벅스 브랜드 전략 포럼 회의’를 열었을 때에 스타벅스코리아 디자인팀의 제품과 비주얼 시안들이 아시아 지역에서 디자인 평가 1위를 받았다. 스타벅스 인도네시아에서는 한국의 홈페이지 디자인 중 일부를 자국 홈페이지에 사용하고 싶다고 요청하기도 했다.

박 팀장은 “스타벅스의 커피에는 수 많은 바리스타들의 노력과 정성이 담겨있고, 그 정성을 디자인을 통해 전하고 싶다”라며 “그 동안 선보인 텀블러를 모아 전시회 등도 해보고 싶고, 장기적으로는 한국의 텀블러를 사기 위해 전 세계에서 ‘원정쇼핑객’을 끌어들이는 역할을 하고 싶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kate0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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