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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웅진, STX와는 다른 동양그룹 사태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동양그룹의 위기가 지난해 웅진그룹과 올 6월 STX팬오션 사태와는 원인이 조금 다르다는 분석이 나왔다.

1일 한국신용평가는 동양그룹의 부도원인은 웅진과 STX와는 다르다고 분석했다. 한신평은 웅진과 STX의 부도원인으로 ‘무리한 사업확장’과 ‘변동성이 큰 사업에 대한 높은 비중’을 꼽았다. 차입금에 의존도가 높은 투자로 인한 재무구조 취약도 문제였다.

이에 비해 동양그룹은 직접적으로는 만기 도래하는 회사채와 기업어음 차환에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이지만 근본적으로는 세 가지 원인이 있다고 한신평은 지적했다.

첫번째 원인은 지배구조의 취약성이다. 한신평은 “동양그룹이 동양증권을 지배하기엔 자금력이 부족했지만 무리하게 지배력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복잡한 순환출자고리가 만들어졌고 차입으로 출자금을 마련한 연결고리 회사는 이자부담이 누적됐다”고 밝혔다. 한신평에 따르면 순환출자는 실질적인 재무구조 개선 없이 겉으로 보기에만 재무구조를 실제보다 좋게 보이게 하는 문제가 있다. 또 한쪽의 부실이 그룹내 다른 계열사로 쉽게 전이되도록 한다.

수익 및 재무구조의 구조적 취약성이 두번째 부도원인으로 지목됐다. 한신평은 “동양그룹의 캐시카우였던 시멘트 사업의 수익성이 크게 저하된 뒤에 이를 보완할 차기 비즈니스 모델이 뚜렷하지 않았다”며 “이 상황에서 골프장, 그룹내 지분확대 등은 차입금을 지속적으로 증가시켰고 이자 상환도 어려워져 동양시멘트의 형식상 매각, 동양생명의 동양레저 골프장 인수, 회사채 및 CP 조달 등으로 연명했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시장성 단기 자금에 편중된 조달구조도 문제로 꼽혔다. 재무상태가 악화되면서 은행 등 금융기관을 통한 추가 자금조달이 어려워진 동양그룹은 회사채 및 CP발행 확대를 통해 ‘돌려막기식’ 행태가 지속됐다. 그 결과 2012년 6월 1조8000억원 수준이던 회사채와 CP 부채는 2013년 9월 2조3000억원까지 증가했다. 결국 부실여신 확대를 염려한 금융기관으로부터 유동성 지원마저 기대할 수 없게되면서 동양그룹은 결국 부도로 내몰렸다.

문창호 한신평 기업그룹평가본부 본부장은 “이들 3개 그룹의 몰락은 ‘대마불사’나 ‘설마’ 같은 안일한 생각을 버려야 한다는 교훈을 준다”며 “유사한 문제를 가진 그룹들은 이를 반면교사로 삼아 미리 충분하고 신속히 구조조정을 실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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