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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TX조선 ‘류정형號’ 일단 닻은 올렸지만…
내부출신 발탁…강덕수 회장 역할론 주목
강덕수 회장이 물러나고 류정형<사진> 신임 대표이사가 이끄는 STX조선해양이 27일 본격 출범했다. STX조선은 이날 오전 경남 진해 본사에서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잇달아 열고 류정형 전 STX조선 조선소장(부사장)을 신임 대표이사(등기이사)로 선임했다. 이날 주주총회에 함께 상정된 박동혁 전 대표 후보자 내정자의 등기이사 선임안은 그가 26일 사퇴의사를 밝힌 것을 이유로 상정이 되지 않았다.

STX조선 주주총회는 이날 참석주주 전원 찬성으로 류 대표의 등기이사 선임안을 통과시켰다. 참석주주 수는 31.46%(2660만주)로 정족수를 채웠다. 강 회장은 참석하지 않았고, 신상호 STX조선 사장은 의장 자격으로 참석했다. 주총 후 열린 이사회에서는 대표이사 선임안이 통과됐다. 이사회는 류 대표를 포함해 조정철 기획관리본부장과 사내이사 3명 등 총 5명으로 구성됐다.

류 대표는 대우조선해양 출신으로 2006년 STX조선으로 자리를 옮겼으며, 지난해 3월부터는 조선소장을 역임하며 현장을 진두지휘했다. 7년간 STX에 몸담으며 강 회장 체제에서 핵심 보직을 맡았고, 또 조선소장을 지낸 현장전문가인 만큼 조직 내부와 업계 사정에 밝아 STX조선 경영정상화 작업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하지만 류 대표가 이끄는 새로운 STX조선해양은 출발부터 불안한 상황이다. 주주총회 하루 전까지만 해도 박 전 내정자가 대표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준비를 해온 STX조선은 하루 만에 대표가 바뀌면서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박 전 내정자는 며칠 전까지도 내부보고를 받는 등 적극적으로 업무 파악에 나섰던 것으로 알려졌다. 류 대표가 내부 사정에 밝긴 하지만 신임 대표로서 준비를 하기엔 시간이 부족했다.

채권단과 STX조선 간 소통이 원활할지 여부도 관심사다. 물론 경영정상화 작업은 채권단이 주도한다. 하지만 채권단과 STX조선은 자율협약 신청부터 최근 강 회장이 물러나기까지 적잖은 갈등을 겪어왔다. 조직 내부에서도 채권단에 대한 반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강 회장의 역할론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류 대표는 강 회장 체제에서 조선소장이라는 핵심 역할을 담당했다. 이런 분이 대표를 맡았기 때문에 강 회장이 경영정상화 작업에 간접적으로나마 참여할 수 있는 여지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류 대표는 오는 10월 1일 취임한다. 한편 이날 주총에서는 최대주주 100대1, 일반주주 3대1의 주식 감자 및 자기주식 소각이 결정됐다. 이로써 STX조선의 자본금은 2144억원에서 493억원으로 줄어들게 됐다. 

박수진 기자/sjp1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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