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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인호, “이태석 신부, 법정스님과 인연이...”
[헤럴드생생뉴스]‘영원한 청년작가’ 최인호가 25일 세상을 떠났다.

그가 별세하면서 앞서 우리 곁을 떠난 이태석 신부와 법정 스님, 김수환 추기경과 최인호와 인연이 다시 관심이 되고 있다.

최인호 작가는 올해 등단 50주년을 맞아 산문집 ‘최인호의 인생’을 펴냈다. 여기에 이태석 신부와 김수환 추기경, 법정스님과 인연을 책 말미에 언급했다.

첫번째 인연은 ‘울지 마 톤즈’라는 다큐 영화로 세인들에게 알려진 고 이태석 신부는 2010년 1월, 4차 항암치료를 받기 위해 성모병원에 다시 입원했던 최인호 옆 병실에 입원 중이던 이태석 신부와 인연을 맺는다. 이미 병색이 완연한 몸으로 입원해 있던 이태석 신부는 오히려 최인호에게 용기를 심어주며 격려했다. 하지만 정작 이태석 신부 자신은 생의 미련을 버리려는 듯 눈빛에 단호함이 서려 있었다. 최인호는 본격적인 치료에 앞서 일시 귀가하며 이태석 신부와 짧고도 강렬한 포옹을 나눈다. 일주일 뒤 다시 병원을 찾았을 때, 이태석 신부는 이미 선종하고 난 뒤였다. 이태석 신부의 영혼은 육신의 허물을 벗고 자신이 일군 천국, 수단의 톤즈로 떠난 것이었다.

소설가 최인호.  [박현구기자phko@heraldcorp.com]

두 번째 인연은 2009년 우리 곁을 떠난 고 김수환 추기경이다. 김수환 추기경과의 인연은 젊은 시절부터 이어졌다. 가톨릭에 귀의하고 난 뒤로 추기경과의 인연이 더욱 깊어졌을 법도 하건만, 최인호는 나름의 ‘자존심’이 있어 추기경과 가까이하는 것을 일부러 피하고는 했다. 그러던 2003년 한 행사에서 만났을 때 추기경은 작가에게 같이 점심을 하자고 제안한다. 작가가 거절하며 자리에서 일어섰을 때 추기경이 던진 말, “왜 함께 식사를 하지 그래.”는 결국 최인호와 김수환 추기경이 나눈 마지막 대화가 되고 말았다. 추기경이 선종한 뒤 최인호는 몇 날 며칠 눈물을 흘렸다. 그리고 어느 꿈속에서 작가는 자신의 얼굴을 쓰다듬는 추기경의 손길을 느낀다. 최인호는 글에서 “언젠가 천상의 식탁에서 만나 미뤘던 식사를 하게 될 것”이라고 글을 맺는다.

세 번째 인연은 법정 스님이다. 가톨릭 신자이면서도 불교에 심취했던 최인호는 법정 스님과 꽤 깊은 인연을 나누었다. 법정 스님이 세상을 떠난 뒤 모자를 눌러쓰고 찾은 길상사에서 최인호는 법정 스님과 함께했던 시간을 떠올리며 추억에 잠긴다. 단편소설을 넘어서는 분량인 200자 원고 100매 가까운 글 속에서, 최인호는 삶의 길목 곳곳에서 법정 스님과 함께하며 나누었던 이야기들을 우리에게 들려주고 있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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