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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클라크 여사 위한 ‘마지막 콘서트’…금호家 앙금접고 특별한 배웅
오늘 발인서 클래식 연주회
박삼구·박찬구 회장 참석


금호가(家)가 묵은 앙금을 잠시 접어두고 바이올린과 첼로를 손에 들었다. 고 박성용 전 명예회장의 부인이자 벽안(碧眼)의 며느리인 고 마거릿 클라크〈사진〉여사를 위한 ‘마지막 콘서트’다. 금호가의 남다른 예술사랑이 담긴 특별한 ‘배웅’이다.

비록 앙금은 여전하지만 2박 3일의 장례기간 동안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이 끝까지 함께했다는 점 역시 클라크 여사를 예우하는 금호가의 가풍을 엿볼 수 있다.

26일 오전 경기 화성시 팔탄면 기천리 금호아시아나그룹 선산에는 권혁주, 이유민 바이올리니스트를 비롯해 6명의 금호 영재 출신 연주자가 모였다. 이날 박 전 명예회장 옆에 안치될 클라크 여사의 마지막 길에 연주회를 열어주기 위해서다.

이날 유가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연주회에서 이들은 클라크 여사가 평소 좋아한 음악과 추모곡 등을 선물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는 “평소 예술을 사랑하던 고인의 뜻을 기리는 차원에서 연주회를 열고 싶다는 유가족의 요청이 있었고, 그룹도 마지막 예우를 다하는 차원에서 이를 적극 지원하게 됐다”고 전했다.

클라크 여사는 생전에도 예술을 사랑한 인물로 널리 알려졌다. 금호아트홀을 자주 찾은 것은 물론, 용산구 자택 내부에서도 피아노 등 각종 악기와 함께 수시로 공연을 개최했다는 일화도 있다. 고인의 임종을 함께할 만큼 각별한 사이였던 김미형 금호아시아나그룹 부사장은 “워낙 예술을 사랑한 분이셨고,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남다른 예술사랑에도 큰 기여를 하셨다”고 회상했다. 빈소에서도 함선익 지휘자, 손열음 피아니스트 등 예술계 각계각층의 조화가 대거 눈에 띄었다.

미국에서 거주하다 별세한 클라크 여사를 그룹 차원에서 예우했다는 점에서도 눈길을 끈다. 클라크 여사가 미국에서 숙환으로 별세한 이후 박삼구 회장은 한국으로 고인을 모셔와 그룹 차원에서 장례를 치르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집안 큰 어른으로 마지막까지 예우하겠다는 취지에서다.

특히 법적다툼을 벌이고 있는 박삼구, 박찬구 회장이 장례 기간 내내 함께했다는 점 역시 남다르다. 갈등을 잠시 접어두고 고인의 마지막길을 함께 보내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들은 취재진의 질문에도 별다른 언급 없이 “와 줘서 고맙다”, “서로 잘 돼야죠” 등 민감한 답변을 피했다. 

김상수 기자/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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