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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투데이)법정관리 위기 동양그룹 현재현 회장…이번 고비도 넘길까?

사측 “위기해소 된다면 발전사업 지분 연연않겠다” 배수진 



위기는 언제나 시기를 놓칠 때 찾아온다. 업력 56년의 동양그룹이 창립이래 최대 위기를 맞았다.

빚을 갚아야 할 시기는 다가오는데 돈줄은 말라버린 상황이다. 자산 매각이 더뎠던 결과다.

기대를 걸었던 외부 지원(오리온의 보증, 산업은행 지원)도 거절당했다. 자칫 법정관리 및 그룹해체로 갈 처지에 몰린 것이다.

동양그룹과 현재현 회장에게 남은 카드도 거의 없다. 제 살을 떼어 팔든지 채권단의 자비(워크아웃)를 구하는 것 정도다. 그런데 내년 초까지 갚아야 할 단기채무의 절반이 기업어음(CP)이라는 문제가 또 있다. 개인투자자의 피해 부분이다.

설상가상 동양그룹의 신용등급이 추락한데다 다음달부터는 동양증권을 통한 CP 판매도 불가능해졌다.

시장에서는 삼척화력발전 사업자(동양파워) 매각이 숨통을 터줄 거의 유일한 수단으로 보고 있다.

지분 55.02%를 가진 동양시멘트 매각은 물론 사업 전체를 팔 수도 있다는 입장을 24일 내놨다. 동양파워 지분은 이밖에 동양 19.99%, 동양레저 24.99% 등이다. 발전사업의 미래가치가 1조원이 넘어 지분 절반만 팔아도 5000억원 가량은 마련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이어 동양매직, 남은 21개 레미콘사업장, 섬유사업 매각 등으로 3000억∼4000억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시간이 촉박하다. 일단 이달부터 내년 2월까지 차례로 만기가 돌아오는 1조1000억원의 단기채무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 당장 이번주 만기의 CP와 회사채도 1000억원에 달한다. 우선 개인투자자들에게 판 6000억원 가량의 CP를 상환할 경우 신용도가 높아져 회사채 발행이 가능해진다. 


또 시장 일각에선 개인투자자의 손실이 우려되는 만큼 정부가 문제 해결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동양그룹 CP와 회사채를 보유한 개인투자자는 5만여명에 이른다.

따지고 보면 동양그룹의 위기는 새삼스럽지도 않다. 1998년 외환위기, 2008년 닥친 금융위기 때도 생사를 넘나들었다. 그룹 매출의 70%가 넘는 금융 계열사들이 휘청이면서 수천억원의 자금을 외부 지원 없이 자체적으로 충당해 겨우 고비를 넘겼다. 국내 최대 금융그룹이란 회사 비전도 이 때 접을 수밖에 없었다.

이번 위기는 쌍끌이로 왔다. 금융시장 혼란과 건설경기 부진이 그 진원지다.

현 회장의 속은 거의 타버렸다. 15년, 5년 전에 이어 현 회장이 또다시 위기를 넘고 오뚝이처럼 일어설지 재계가 숨을 죽였다.

조문술 기자/freihei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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