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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건희 회장 3남매 ‘지분 황금분할’ 서막?
제일모직, 삼성에버랜드로 패션부문 양도…삼성가 3세 역할론 주목
지배구조 상징 에버랜드發 미묘한 기류
삼성 향후 후계구도 시나리오 가동 신호

전자 · 소재 이재용 부회장 입지 확대
이부진 사장 서비스 · 이서현 부사장 패션 전담
재계 “12월 있을 사장단 인사가 바로미터”


“분명 뭔가 있기는 있는데…”

제일모직의 패션 부문이 삼성에버랜드에 넘겨진다는 소식에 대한 재계의 공통 반응이다. 윈-윈을 목표로 둔 선택과 집중이라는 게 삼성의 설명이지만, 이보다는 당장 삼성그룹의 후계경영 구도가 머릿속에 그려지는 것과 무관치 않다.

에버랜드는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회사다. 이건희 회장의 장남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최대주주(지분율 25.10%)이며 장녀인 이부진 호텔신라ㆍ에버랜드 사장과 차녀인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이 각각 8.37%의 지분을 갖고 있다. 이에 에버랜드가 제일모직의 패션 부문을 넘겨 받으면서의 3남매 역학 구도에 시선이 쏠리고 있는 것이다.

재계에선 이번 에버랜드의 패션 부문 양수는 향후 삼성 후계구도의 ‘황금분할’ 서막으로 보고 있다. 선택과 집중, 미래성장을 위한 적절한 포트폴리오 전략이 바탕에 깔린 게 사실이지만, 삼성의 상징성이 큰 에버랜드를 중심으로 한 장기 후계구도 시나리오가 본격화됐다는 것이다.

이는 이건희 회장의 의중이 본격적으로 반영된 첫 번째 ‘작품’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4대그룹 임원은 “이 회장의 속을 들어가 본다고 치면, 지금 무엇에 관심이 있겠는가”라며 “1등 삼성의 지속과 장기 생존력을 극대화할 미래성장, 그리고 무엇보다도 안정적인 후계경영이 아니겠는가”라고 했다. 

             이재용                               이부진                           이서현
     삼성전자 부회장    호텔신라ㆍ에버랜드 사장   제일모직 부사장

이에 재계에선 12월 삼성 사장단 인사를 주목하고 있다. 이서현 부사장이 패션 부문 양도일인 12월1일까지는 현직을 유지하지만, 이후엔 어떤 움직임이 있을지가 포인트라는 것이다. 실제 삼성에서도 “ (이 부사장의)후속 업무 역할 등에 관련해서는 12월 사장단 인사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히고 있다. 12월 사장단 인사가 후계경영 구도에 바로미터인 셈이다.

에버랜드의 패션 부문 인수는 이 부회장의 입지를 넓히는 데 일조할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패션을 떼낸 제일모직은 개명이 예상되면서 ‘기타 계열사’에서 ‘전자 계열사’로 편입될 확률이 커 보인다. 최근 전자사업과 더불어 소재사업까지 적극적으로 챙기고 있는 이 부회장의 품에 제일모직이 들어오면서 그의 운신의 보폭은 한층 넓어질 것이 확실해 보인다는 것이다.

패션 전문성이 남다르기에 ‘패션 없는’ 이 부사장은 생각키 어렵다는 점에서 12월 인사 후 에버랜드로 이동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사장 승진도 점쳐진다. 다만 이럴 경우 언니인 이부진 사장과 ‘동거’를 해야 한다는 점에서 서비스 쪽은 이 사장이, 패션 쪽은 이 부사장이 각자 대표로 있으면서 전담할 가능성이 크다. 물론 이 사장의 전격적인 역할 재조정도 불가능하지 않다는 시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가의 단기ㆍ중장기 최대 현안인 후계경영 구도에 관해 뭔가 그림이 그려졌고, 이를 실행하는 단계로 돌입한 것은 확실하다고 본다”며 “12월 인사를 앞두고 2~3개월간 삼성은 초긴장 속에서 내부는 매우 복잡하게 돌아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른 관계자는 “이 부회장의 역할이 점점 중요해지면서 그는 전자와 소재, 이 사장은 서비스, 이 부사장은 패션 영역을 핵심으로 맡아 키우는 ‘최적 분할’ 흐름으로 삼성이 대비하고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라고 했다.

김영상 기자/ys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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