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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품소재시장 日넘어 세계로…한화L&C ‘눈부신 도전’
日독점 스마트기기용 ITO필름
올 5월부터 양산…中시장도 진출
차 · 전자 · 태양광소재등 사업확대


한ㆍ일 무역 역조의 주범은 부품 소재다. 건축 자재기업으로 출발한 한화L&C가 10여년 만에 부품 소재 분야에서 일본을 넘어 세계에 진출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23일 한화L&C에 따르면, 연성회로기판 소재인 FCCL(연성동박적층판)에 이어 양산 중인 스마트기기용 ITO(산화인듐주석) 필름도 국산화해 일본 업체 추격에 나섰다.

지난해 독자 개발에 성공한 뒤 올해 5월부터 양산, 품질을 인정받아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인 화웨이, 레노보, ZTE 등에 ITO필름을 납품 중이다. 국내 스마트기기 제조업체 공급도 가시권에 들어왔다.

한화L&C는 하반기 ITO필름 생산라인을 증설하는 등 2018년까지 증설을 계속해 72만㎡인 연간 생산 능력을 550만㎡로 확대할 계획이다. 수요량이 2300만㎡에 달하는 이 시장은 최근까지 일본 업체 니토덴코, 오이케 등이 독점해왔다.

ITO필름은 전기가 통하는 투명 필름으로, 스마트폰ㆍ태블릿PC 및 각종 모니터 등 스마트기기 터치스크린 패널의 핵심 소재다. 국내 시장 규모만 올해 1조원 이상으로 추산되며, 터치스크린 방식이 확대되고 있어 성장성이 매우 높다. 

한화L&C의 한 직원이 연성회로기판 소재인 FCCL의 생산 상태를 지켜보고 있다.

한화L&C는 이에 앞서 2003년 일본 업체가 장악한 FCCL 분야에 진출한 이래 2008년에는 FCCL 국내 시장 점유율을 50% 가까이 끌어올렸다. 이후 일본 업체들을 이 시장에서 완전히 퇴출시켰으며, 해외 수출에도 성공했다.

자동차용 경량화 소재 성과도 괄목할 만하다. 2007년 LWRT(저중량 열가소성 플라스틱) 세계 1위의 미국 아즈델(AZDEL) 사를 인수해 단박에 이 분야 세계 시장을 석권했다. 또 2009년 세계 시장 점유율 1위(70%)에 오른 GMT(강화 열가소성 플라스틱)는 폴리프로필렌 수지에 유리섬유 매트가 강화재로 보강된 판상형태의 복합 소재로, 강도는 철판과 같으면서 20~25% 정도 가벼운 게 특징이다.

최근에는 GMT에 철 프레임을 결합시킨 ‘스틸 하이브리드 GMT 프런트 빔’을 개발, 강도는 더 높이면서도 추가로 무게를 12% 줄였다.

미국 앨라배마와 버지니아를 비롯해 중국의 베이징과 상하이, 체코 등에 해외 법인을 설립해 현지 생산 중이다. 공급처도 현대ㆍ기아차 외에 GM, 폴크스바겐, 포드, 도요타 등으로 다변화했다.

이 밖에 첨단 보강재인 CFRTPC(연속섬유강화 열가소성 플라스틱)를 사용해 현재보다 20% 더 가벼운 새로운 경량 신소재 개발에도 성공했다. 차세대 복합 소재인 탄소섬유 분야도 일본 도레이 사와 제휴로 진출, 관련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1999년 분사 당시 한화L&C 매출액은 4100억원에 불과했으며, 건자재 부문이 80% 이상을 차지했다. 분사 이후 현재 매출은 1조5500억원(2012년)으로 4배 가까이 증가했으며, 소재 부문이 60%로 건재 부문을 추월했다.

김창범 한화L&C 대표는 “건축 자재 위주의 전통적 사업 구조에서 탈피해 자동차ㆍ전자ㆍ태양광 등 소재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며 “2015년까지 소재 매출 비중을 75%까지 끌어올려 세계적 소재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조문술 기자/freihei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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