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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차도 받고 휴가도 즐기고"....폴크스바겐 백배 즐기는 비결, 아우토슈타트에 있다
[독일 볼프스부르크= 김상수 기자]“오스트리아는 멕시코에서도 가족 단위로 차를 직접 받으러 이곳까지 옵니다. 그들에겐 휴가이자 또 하나의 가족이 생기는 기쁨이죠.”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기차로 3시간가량 떨어진 곳에 위치한 볼프스부르크. 전 세계 폴크스바겐 고객과 마니아엔 ‘성지’로 통하는 곳이다. 하루에 500명이 넘는 폴크스바겐 고객이 직접 이곳을 찾아 차량을 인도받는다. 더욱 놀라운 건, 매년 20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이곳을 찾는다는 점. 자동차 회사의 건물이 관광명소로 자리매김했다는 의미이다. 아우토슈타트는 독일 관광청이 선정한 10대 관광 명소 중 하나이다. 한국에 비유하자면, 양재동 현대ㆍ기아자동차 본사나 울산 현대차 공장 등이 한국 10대 관광명소에 꼽힌 셈이다.

자동차를 산업이 아닌 하나의 문화로 계승 발전한 아우토슈타트. 폴크스바겐이 전 세계에서 사랑받는 이유이자, 국내 자동차업계에도 또 다른 시사점을 전해주는 곳이다. 

아우토슈타트 건물 내부엔 지구를 상징하는 구조물에 걸려 있다. 파란색 안내판은 볼프스부르크의 위치를, 빨간색 안내판은 적도 등을 의미한다.

아우토슈타트는 볼프스부르크 내 폴크스바겐 본사와 출고장을 중심으로 마련한 자동차 테마 파크를 일컫는 말이다. 기차역에 내리자마자 미래에서 온 듯한 건축물 파에노 과학센터가 눈에 띄었다. 동대문 디자인플라자를 설계한 세계적인 여성 건축가 자하 하디드의 작품이다. 폴크스바겐 관계자는 “축구장이나 문화센터, 공연장 등 도시 곳곳에 다양한 예술공간을 마련했다. 도시 전체를 새롭게 디자인한 셈”이라고 전했다. 

아우토슈타트 건물 내부엔 자동차 디자인의 과정을 살펴볼 수 있는 전시물이 모여 있다. 디자인된 차량 모형을 만드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강을 건너자 거대한 테마파크가 나타났다. 테마파크를 가로지르는 강에는 공장으로 안내하는 유람선이 오가고 있었다. 강변에는 오프로드 트랙이 보였다. “티구안과 투아렉을 타고 오프로드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가장 인기있는 코스이죠.” 코스도 다양했다. 험로는 기본, 35도에 이르는 경사구간이나 계단, 요철구간 등도 모두 직접 운전해볼 수 있다. 

건너편에는 어른들도 구미가 당기는 미니카가 즐비했다. 골프나 비틀, 포르셰 모델 등을 축소한 미니카이다. 아이들이 직접 이 차를 타고 운전할 수 있는 코스도 갖췄다. 폴크스바겐 측은 “안전벨트 착용 요령이나 가속페달 밟는 법, 자동차 조작법 등을 배울 수 있는 공간”이라고 전했다. 아동에서부터 자연스레 운전에, 그리고 폴크스바겐에 친숙해지록 유도하는 프로그램이다. 

건물 인근엔 아동들이 차량 운전법 등을 체험할 수 있는 미니카가 모여 있다.

고급 호텔인 리츠칼튼이 테마 파크 내에 자리잡고 있으며, 유명 외식업체 뫼벤픽이 운영하는 레스토랑이 곳곳에 자리잡고 있었다. 댄스축제가 매년 봄에 열리며 겨울에는 인근 호수 등을 얼려 스케이트 장소로도 활용한다.

이곳의 백미는 바로 차량 인도 과정. 전 세계 폴크스바겐 고객 중 30%가 여기서 직접 차량을 인도받는다. 독일은 물론, 영국이나 오스트리아, 멕시코 등에서도 고객이 이곳을 방문한다고. 차량을 인도받으면서 아예 이곳에서 휴가를 보내는 가족도 적지 않다. 그만큼 차량 인도 과정이 특별한 재미를 선사하기 때문이다. 

자동차 박물관인 자이트하우스에는 폴크스바겐 및 각종 브랜드의 역사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도록 각종 차량이 전시돼 있다.

전면 유리로 건설된 카타워 2개에는 각각 400대씩 총 800대의 신차가 주인을 기다린다. 출고를 원하는 고객이 도착하면, 카타워에서 자동으로 터널을 통해 차량 인도센터인 쿤덴센터로 운송되며 고객은 가족과 함께 이 과정을 모두 지켜본다.

카타워에서 차량이 움직이는 과정은 마치 공상과학영화의 한 장면 같은 풍경을 연출했다. 원통형 건물 내 컨베이어가 자동으로800대의 차량 중 고객 차량을 찾고선 다시 회전을 하면서 건물 1층까지 내려왔다. 마치 건물 만한 크기의 최첨단 자동판매기를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고객은 차량을 인도받아 직접 번호판을 부착하고, 차량 설명을 듣는다. 자동차를 전달받기까지 잊지 못할 특별한 기억을 선사하는 셈이다. 폴크스바겐이 고객 충성도를 높이는 비결이다. 폴크스바겐 고객의 재구매율이 타 브랜드를 압도하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그밖에 자동차의 역사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자이트하우스나 폴크스바겐그룹의 각 브랜드 주요 모델이 전시된 파빌리온 등 볼거리가 가득했다. 

부가티 파빌리온에 전시돼 있는 차량이 마치 미래에서 온 듯한 모습을 연출한다.

자동차를 제품이 아닌 삶의 일부로 여기는 문화, 도시에 활기를 불어넣는 자동차의 힘이 느껴졌다. 폴크스바겐 관계자는 “폴크스바겐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게 바로 감성(emotion)”이라며 “감동과 감성을 전달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하는 게 폴크스바겐이 오랫동안 고객에게 사랑받는 비결”이라고 전했다.

dlcw@heraldcorp.com

카타워에는 400여대에 이르는 신차가 고객을 기다리며 전시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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