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권남근 기자］코스피가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2000 고지를 넘기도 했지만 상승세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관문이 많다. 가장 먼저 넘어야 하 산은 주식형 펀드의 환매다. 이번 상승기에도 6조원대의 ‘펀드 매물벽’이 버티고 있어 추가 상승의 가장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15일 우리투자증권에 따르면 2008년 이후 코스피가 2050∼2100 구간에서 공모형 주식펀드로 유입된 자금은 6조4590억원. 이는 금융위기 이후 지수가 2050을 돌파하고 최고 2228까지 갔던 2011년 상반기 때 들어온 자금이다.

하지만 2011년 하반기 주가가 폭락하면서 차익실현 기회를 놓친 투자자들은 코스피가 2050을 돌파하면 매물을 쏟아낼 가능성이 높아졌다. 매물이 단기간에 집중적으로 나오면 지수는 하락 압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아울러 2000∼2050, 1950∼2000은 투자자들이 본격적으로 차익을 실현하는 구간인 것으로 나타났다.

2008년 이후 2000∼2050 구간에서 펀드에서는 2조5870억원, 1950∼2000 구간에서는 8250억원이 유출됐다.

하지만 1800∼1950 구간은 펀드를 집중 매수하는 구간으로 나타났다. 1900∼1950에서는 펀드로 8조540억원이 유입됐고, 1850∼1900에서는 9조6030억원, 1800∼1850에서는 8조9760억원이 유입됐다.

요약하면 투자자들은 지수가 1800 부근으로 내려오면 펀드를 매수하기 시작하고 1950이 되면 팔기 시작하다가 지수가 계속 올라 2050을 넘으면 펀드를 다시 매수하기 시작한다. 그러므로 현재 상승세를 탄 코스피가 2100대로 진입하려면 외국인과 기관의 힘으로 2050 이상에 형성된 매물대를 반드시 넘어야 한다.

과거 사례를 보면 펀드 환매의 벽을 뚫기가 쉽지 않다.

코스피는 지난 2월 20일 2000을 돌파했으나 펀드 환매로 13일 만에 2000선을 내주고 말았다. 그 기간 펀드에서는 1조3913억원이 빠져나갔다.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13일 코스피는 상승세를 탄 지 7거래일 만에, 2000을 돌파한 지 3거래일 만에 하락했다. 펀드 환매로 투신이 3739억원어치를 순매도한 영향이 컸다. 지난 5일부터 13일까지 투신은 1조7746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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