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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첨단암치료 어디까지 왔나' ‘간암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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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3년 전 만성 B형간염 진단을 받은 김 모(48)씨. 당시 그의 모든 간기능 검사는 정상이었다. 흔히 말하는 비(非) 활동성 간염. 그러나 그는 최근 피로와 식욕부진으로 병원을 찾은 뒤 간암 판정을 받았다. 별다른 증상이 없어 한동안 병원을 찾지 않았던 것이 화근이었다. 중년의 나이에 간암만큼 위협적인 암이 있을까. 간암을 비롯한 간질환은 초기에는 별다른 증상을 느끼지 못한다. 간 손상이 웬만큼 와서는 증상이 전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증상이 나타나면 치료가 어려울 정도로 간 손상이 진행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소리없이 찾아오는 공포, 간암

간암은 만성 간 질환자에게 집중적으로 발생된다. 간암의 원인으로 만성 B형 간염(74%), 만성 C형 간염(9%), 그 밖에 알콜성 간 질환(7%)을 들 수 있다. 따라서 간암의 고위험군으로 분류되는 간경변증 환자, B형,C형 만성 간염 환자는 증상의 유무와 관계없이 정기적으로 간암의 감시 검사를 받아야 한다. 대한간암연구학회에서 제시하고 있는 고위험군에서 간암 감시 검사의 기준은 간경변증 환자, B형,C형 만성 간염 환자 중 30세 이상 남자 또는 40세 이상의 여자에서 적어도 6개월마다 복부초음파검사와 함께 ‘알파태아단백’이라는 간암 표지자를 확인하는 혈액검사를 반드시 받도록 권고 하고 있다.

국내 간암의 5년 관찰 생존율은 10%정도로 다른 암종에 비해 그 예후가 나쁜편이다. 진행된 간암은 진단 후 평균 생존 기간이 4개월 밖에 되지 않는다. 하지만 최근 많은 진단과 치료의 발전으로 2000년대 이후의 국내 간암의 5년 관찰 생존율은 20%에 육박하고 있으며 간이식, 수술, 국소 소작술과 같은 근치적 치료가 가능한 비교적 초기 간암은 5년 생존율이 50%를 넘을 정도로 예후가 좋으므로, 조기 진단 및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고대안암병원 소화기내과 엄순호 교수는 “간암의 조기발견율은 50%에 불과하며, 최소 6개월마다 한번씩 초음파검사,CT,정기검진, 감시검진을 실시해야한다”며 “조기에 발견될수록 간암의 완치가능성이 높아지므로, 치료 불가능이라는 오해를 할 필요가 없다”고 조언했다.



▶간암의 완치를 추구하는 간절제술, 간이식수술

간암의 완치를 기대할 수 있는 치료는 간절제술, 간이식수술, 고주파 소작술 등이 있다. 간절제술은 간기능이 비교적 잘 보존되어 있는 환자에서 시행되며 가장 전통적이면서 효과가 잘 입증되어 있는 치료이다. 하지만, 이미 B형 간염이나, 간경변등으로 손상받은 간을 절제해야 하므로 수술 후 간기능이 더 나빠지거나, 남아 있는 간에서 다시 재발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수술 전 간기능의 면밀한 평가와 세심한 수술의 계획이 필요하며, 수술 후에도 지속적인 감시 검사가 필수적이다. 고대 안암병원 외과 김동식 교수는 “최근에는 특히 복강경 수술을 이용하여 개복을 하지 않고 간암을 절제하는 수술의 시행 건수가 점점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간이식수술은 종양의 완전한 제거와 동시에 기능이 떨어진 간을 제거하고 뇌사자나 생체 기증자로부터 건강한 간을 기증받아 이식하는 수술로 간암의 제거와 함께 B형 간염이나 간경변 등의 만성 간질환을 함께 해결할 수 있는 치료이며, 수술 후 암의 재발율이나 환자의 장기 생존율도 절제술보다 훨씬 좋은 결과들이 보고되고 있다. 다만 수술이 간절제술보다 더 커서 환자의 심폐기능 등이 수술을 견딜 수 있어야 하고 기증자가 있어야지만 수술을 할 수 있다는 제한점이 있으며, 간암이 혈관을 침범하는 등의 진행된 암에서는 그 효과가 떨어지는 경향이 있어 조기 간암에서 가장 좋은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고대 안암병원 외과 김동식 교수팀은 진행된 간암에서 고주파 소작술, 동위원소 색전술 등의 치료와 병합하여 간이식까지 시행하는 치료를 소개한 바 있으며, 국내외 환자들의 간이식이 꾸준히 증가 추세에 있다. 

<사진설명 ; 고려대 안암병원 영상의학과 김윤환 교수가 말기간암환자의 간동맥색전술을 시행하고 있다. 사진제공 :고려대안암병원 >

▶말기간암치료, 방사성동위원소를 이용한 ‘방사선색전술’

방사선색전술은 그동안 미국과 유럽 등 서방 선진국을 비롯해 홍콩, 싱가포르, 대만 등에서만 시행되어온 시슬법으로 절제 불가능한 간암에 대해 국제적으로 공증된 치료법 중에 하나이다. 이 시술방법은 기존 간동맥화학색전술과 동일한 방법으로 시술되지만 항암제와 색전 물질을 사용하는 대신에 방사성 동위원소인 ‘Yttrium-90(이하 이트륨)’을 종양에 직접 도달케 하여 여기서 방출되는 방사선으로 간암을 괴사시키는 것이 특징이다. 암조직의 원인, 크기, 위치, 수 등과 관계없이 간에 있는 악성종양에만 고용량의 방사성 동위원소가 작용하기 때문에 주변 정상 간 조직에는 전혀 손상 없이 악성종양조직만을 파괴하게 된다. 때문에 부작용이 거의 없고 치료효과가 높을 뿐만 아니라 치료 횟수도 기존 색전술이 10회 이상 시술을 받아야 하나 이 방사선색전술은 1-2회로 환자의 불편함을 최소화 시켰다. 1시간내외 시술이 이루어지며 통증이 거의 없고 환자상태에 따라 당일 퇴원도 가능하다. 기존 색전술 시술 때에는 광범위한 암조직 괴사에 따른 열 발생 및 통증의 중증도가 크기 때문에 최소 3-6일간 입원해야만 한다.

이 시술법은 2002년 미국 FDA과 2002년 유럽 EU를 비롯해 호주, 싱가포르, 대만, 뉴질랜드 등에서 최근 2012년도 까지 전세계 27개국 580개 병원 약 30,000여명의 원발성 및 전이성 간암환자에게 시행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 2008년 8월 한국식품의약품안전청(KFDA)에서 정식 사용 허가를 받아 고려대 안암병원(영상의학과 김윤환교수)에서 2008년 12월 최초로 한국인 5명에 대해 이 시술법이 이루어졌다. 고려대 안암병원 영상의학과 김윤환 교수는 “그동안 치료자체가 어려웠던 절제 불가능한 원발성 및 전이성 간암환자들에게 기존 치료법보다 1-2회 치료만으로도 더 큰 치료효과 및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시술법”이라고 설명하고, “향후 더 많은 연구가 이루어져야 하겠지만 한국인들에게 특히 빈발하는 간암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줄 수 시술법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간암, 이젠 ‘맞춤치료’로 잡는다

최근 간염백신의 활발한 보급과 함께, 새로운 항바이러스제에 대한 개발과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간암의 치료는 개개인 마다 다양하게 적용되며 간동맥화학색전술과 국소 소작술 또는 간동맥색화학전술과 방사선요법 등의 여러 치료 방법을 병합하여 사용하기도 한다. 최근에 개발된 표적항암치료제는 진행된 간암 환자에서 생존율을 높여 주었으며 표적항암치료와 간동맥화학색전술이나 수술 및 국소소작술과의 병합연구, 동위원소나 약물방출 구슬을 이용한 간동맥색전술 등 간암의 치료법에 대한 연구와 논의도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만성 간 질환이 있거나 의심된다면 정기검진을 통해 간암을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고대안암병원 순환기내과 엄순호 교수는 “간암의 발생시 간암전문가와 간암의 병기(진행도)에 맞춰서 적절하게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김태열 기자/kt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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