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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흙탕’ 으로 뛰어 든 애플…보급형 시장 판도 바꿀까
亞·太 지역스마트폰 업체 저가시장 장악
아이폰 5C 출시로 보급형 전격 진출

아이폰 5S도 공개 ‘고급-보급’ 투톱 구축
글로벌 판매량 내리막 끝낼지 관심고조




“북미, 유럽, 한국에서나 비싼 폰 찾지 중국, 인도, 브라질 같은 시장 가면 차원이 다르다. 거긴 완전 진흙탕 싸움이다.”

국내 한 스마트폰 제조업체에서 해외 영업을 담당하는 고위 임원이 한 얘기다. 신흥 스마트폰 시장에 진출하려고 해도 현지에서 비슷한 디자인에 무난한 기능의 저가 제품이 쏟아져 가격 경쟁력 없이는 살아남기 힘들다며 보급형 시장을 다소 과격하게 비유한 표현이다. 이런 보급형 시장에 애플이 전격 진출한다. 애플은 작심한 듯 오는 20일(현지시간) 1차 출시 국가 명단에 중국을 포함시켰다. 애플이 새로운 제품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1차 출시국가에 중국을 올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통신사 2년 약정에 100달러도 안 되는 저가형 아이폰이 본격 판매되기 시작하면 처음에는 지금의 보급형 시장에 상당한 파급력을 미칠 전망이다. 가격이 내려갔어도 일단 아이폰이라는 점에서 많은 사람의 관심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미 중국과 인도 등 현지 업체들이 상당 부분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고, 삼성전자도 처음부터 보급형 제품도 두루 구성해 애플은 당장 이들 좁은 틈을 비집고 들어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삼성보다 무서운 상대가 골리앗 위협하는 다윗=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ㆍ태평양 시장에서 지역 스마트폰 업체들은 4600만대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반면 세계 1, 2위 스마트폰 기업 삼성전자와 애플은 둘이 합쳐 3500만대를 판매했다. 현지 업체들에 1000만대 이상 밀린 것이다. 이 같은 현상은 전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 1위 시장 중국, 3위 인도 등에서 현지 보급형 업체들의 상승세가 두드러졌기 때문이다. 중국 시장에서 레노버, 화웨이, ZTE 등 글로벌 업체를 제외한 쿨패드ㆍ샤오미ㆍ티안유ㆍ히센세ㆍ오포 등은 올해 2분기 1970만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했다. 이는 삼성전자(1530만대)와 애플(340만대)의 합인 1870만대보다 100만대 많다. 쿨패드와 샤오미는 각각 970만대와 450만대를 판매해 애플보다도 앞섰다.

인도에서도 현지 업체들은 애플을 밟고 올라서며 이제는 삼성전자까지 따라잡을 기세다. 삼성전자는 지난 2분기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25%의 점유율로 1위를 기록했지만, 2위 마이크로맥스가 22%의 점유율로 바짝 뒤쫓고 있다. 3위는 13%를 기록한 카본이 차지했다. 이에 따라 애플은 저가형 아이폰을 내놓고 삼성전자를 따라잡기 전에 현지 업체들의 벌떼 공격부터 막아야 하는 처지가 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금까지 애플은 삼성과 1 대 1로 경쟁했지만 앞으로 보급형 지역 업체들과 1 대 다수의 점유율 싸움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이폰 판매량 내리막 끝내고 반등하나=애플은 이번에 처음으로 고급형과 보급형 투톱 체제로 나선다. 아이폰 5의 후속 아이폰 5S와 새로운 보급형 라인 아이폰 5C를 동시에 밀어 판매량과 점유율을 늘리겠다는 전략이다. 

애플의 아이폰 판매량은 지난해 4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연속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4분기 4779만대에서 올해 1분기 3743만대, 올해 2분기 3124만대를 기록했다. 특히 아이폰 5 출시효과로 지난해 3분기 2691만대에서 4분기 2000만대 이상 증가했지만 1개 분기 만에 1000만대 줄어들며 단일 라인업의 한계를 드러냈다.

점유율 역시 지난해 4분기 22%까지 기록하다 올해 2분기 13.4%로 거의 반 토막 났다. 이 같은 상황에 애플이 2개의 제품을 판매하면 1차적으로 판매량과 점유율을 어느 정도 만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저가형이 가세하면서 애플이 자랑하던 영업이익률 하락은 불가피해 보인다. 애플의 최근 분기 실적 영업이익률은 26%였다. 

정태일 기자/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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