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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크엔드>일자리, 살림, 부동산…추석 뒷담화감은?
[헤럴드경제=김영화ㆍ하남현 기자] 간만에 넉넉한 휴일이다. 18일부터 22일까지 장장 5일이나 되는 추석이 눈앞에 다가왔다. 하지만 현실은 넉넉하기는커녕 팍팍하기만 하다. 채용 일정을 눈앞에 둔 구직자는 긴 휴일이 좌불안석이다. 경제는 조금씩 좋아진다는데 내 지갑은 텅비어있다. 전세값은 하루높은줄 모르고 치솟는다. 일가친척ㆍ친지들이 모여 웃음꽃을 피우는 명절이지만 긴 한숨이 배어나오는 것 또한 어쩔수 없다

▶내 일자리는 어디에 = “너 언제 취직하니?”

1년에 딱 두번, 설날과 추석에나 얼굴을 마주치는 친척들이 무심코 내뱉는 이 한 마디는 구직자들에게 비수로 꽂힌다. 명절때 가장 듣기 싫은 소리의 ‘고전’이기도 하다.

안타깝게도 수많은 청년 백수 혹은 구직자들이 올해도 이 지긋지긋한 말을 들어야 할 듯 하다. 이소리 저소리 듣기 싫다면 취업공부 해야한다는 핑계로 꼼짝않고 집에 머무는 이들도 많을 것같다.

구직자들에게 추석은 얄궂은 때다. 휴일이 지나면 여기저기 원서를 집어넣어야 하는 시기다. 9월말 이후 부터 본격적인 하반기 채용시즌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추석이 지나고 한달뒤인 10월 19일의 경우 한국은행을 비롯해 금융감독원,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 구직자들에게 인기가 높은 금융공기업이 같은 날 시험을 봐 화제가 되기도 한다.

7월 현재 20대 실업자수가 약 82만8000명이다. 여기에 매년 대학졸업자만 50만명이 쏟아진다. 약 130만명의 20대 청년 구직자가 추석을 맞이 하는셈이다. 이미 취업을 결정한 ‘대단한’ 소수 인재들을 제외한다면 130만명의 구직자들을 둘러싸고 앉은 부모 친척의 최대 관심사는 이들의 취업 여부가 될 수밖에 없다.

자연히 정부에 대한 볼멘소리도 나온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올 7월 현재 고용률은 60.4%에 달한다. 실업률은 고작 3.1%다. 더 나아가 정부는 ‘고용률 70% 달성’을 외치고 있다. 그런데 아직은 일자리가 늘었다는 실감을 하기 어렵다. 취업의 높은 벽에 가로막힌 이들에게 70%라는 숫자는 허망하기만 하다.

▶살림살이는 언제 나아지나? = 이번 추석에도 조금씩 좋아진다고 한다. 그런데 다들 어렵다고 아우성이다. 소위 ‘사’자 직업을 가졌다는 이들마저도 굶어죽겠다고 아우성이다. 물가는 안오른다고, 심지어 너무 안오른다고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오느데 막상 마트에 가서 이것저것 집으면 지갑은 금세 털리고 만다.

정부는 2분기 이후 점진적으로나마 경제가 개선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올 하반기에는 3%대, 내년에는 4%대 성장이 가능하다고 얘기한다. 하지만 밑바닥에서 온기는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회사에 다니는 삼촌도, 장사를 하는 고모도 다들 최악이라고 하고 있다.

장바구니 물가는 또다른 뒷담화 거리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3% 란다. 도무지 믿기지 않는다. 과일 채소값은 물론 가스ㆍ전기세, 택시비 등 안오른게 없다. 벌이는 제자린데 쓸데만 많아진다. ‘살림살이는 언제쯤 나아지려나’라는 푸념을 이번 추석에 어렵지 않게 들을수 있을 것 같다

고향 친구들끼지 모이면 세금 얘기로 술잔을 기울일 듯하다. 만만한 월급쟁이만 털었다는 세법개정안으로 온 나라가 떠들석했던 것이 바로 한달전이다. 겨우겨우 명절 준비를 치러낸 샐러리맨들은 “만날 우리만 봉이냐”고 울분을 토하며 술한잔 기울일 듯하다.

▶내집 마련은 언제?=올 추석 연휴엔 집값이 어디로 갈까부터 지금 집을 사야 하나, 만약 산다면 어디가 좋을까 등도 주요 화두가 될 공산이 크다. 전세값이 치솟는 가운데 4.1부동산 대책에 이어 8.28 전ㆍ월세 대책으로 부동산 시장은 전세 수요의 매매 전환 기대감이 그 어느때보다 높기 때문이다. 실제 서울 강북 등 수도권 일부 지역에선 기대가 현실화하면서 매매값이 들썩이고 신규 분양 시장은 실수요자들의 발길로 북적이고 있다.

특히 8.28 대책의 핵심인 연 1%대 이자의 ‘공유형 모기지’에 대한 관심이 높은 상황이다. 하지만 올해는 수도권과 지방광역시의 3000가구에 한해 시범 사업을 실시할 예정이어서 혜택 소외 지역에선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또 대책의 효과가 일부 중소형 아파트에 한정될 것이란 회의론도 만만찮다. 4.1 대책에 따라 연내 85㎡이하 또는 6억원 이하 주택 구입시 5년간 양도세 면제 혜택이 주어진다. 또 8.28 대책안의 취득세 영구 감면 대상도 6억원 이하 주택이다. 혜택이 중소형에 쏠리다보니 평생 벌어 중대형 아파트 한채 마련한 하우스푸어들은 평수를 줄여 이사하려고 해도 집이 안팔려 푸념이 늘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또 강북 중대형 아파트를 너끈히 살 수 있는 가격의 강남 전세 물건이 달리는 건 집값이 하락할 것으로 보는 이들이 많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부동산시장이 안정되려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 수직증축 리모델링 허용 등 4ㆍ1대책의 핵심법안부터 국회를 통과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정부가 부동산 정책의 방향을 잘못 잡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8.28 대책 발표 후 경실련은 곧바로 성명을 내고 “8ㆍ28 전월세대책의 핵심은 매매유도를 통한 부동산거품 유지”라며 “대출을 통한 매매유도는 신규 하우스푸어를 양산하고 가계부채를 확대시켜 국가부실을 초래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airins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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