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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출판기념회, 의원들 얼마 남는 장사?
국회의원 출판기념회가 이번에도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 그동안 간헐적으로 개최되던 출판기념회가 9월 정기국회 국정감사와 예산심의를 앞두고 쏠림현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표 참조> 이처럼 9월부터 이른바 ‘황금시즌’에 의원들의 출판기념회가 열리는 이유는 뭘까.

이유는 간단하다. 투자비용 대비 수익률이 가장 높은 기간이기 때문이다. 출판기념회는 합법적으로 후원금을 모을 수 있는 수단이다. 때문에 되도록 많은 이들의 호응을 얻고자 하는 심리가 깔려있다.

하지만 문제는 많게는 책값(평균 1만 5000원선)의 수십 배가 넘는 후원금이다. 봉투 속에는 적게는 몇 만원에서 몇 백만원까지 천차만별의 후원금이 들어간다.

민주당 측 한 보좌관은 “국회 정무위 소속 의원의 출판기념회에, 은행장이 50만원, 부행장급은 20~30만원 정도를 봉투에 넣었다더라. 많게는 100만원 단위로 돈을 넣는다고 한다”고 말했다. 국회사무처 측도 “출판기념회 서적 매출 관련해서 사무처에서 자료를 수집할 권한이 없다. 개인이나 단체가 책을 많이 사거나 돈을 많이 내더라도 법적으로 문제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의원들이 책 한권을 출판하는데 들이는 비용은 최소 3000~4000만원 선이다. 자신이 직접 글을 쓰는 경우도 있지만, 시간적 여유 때문에라도 대필작가를 고용하는 경우가 많다. 만일 대필작가를 고용하면 최소 500만원, 최대 1000~3000만원까지 올라간다.

출판 자체에 필요한 필요한 비용도 최소 3000만원 단위다. A 출판사 관계자는 “출판사가 한번에 출판하는 규모는 최소 3000권 단위로 비용은 3000만원 정도 든다. (의원별로 편차가 있지만)평균적으론 1만권 정도 찍어낸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즉, 3000권만 찍어내도 대필작가 비용까지 더해, 투자비용만 ‘3000만원+@’라는 얘기다.

의원실 입장에서도 투자한 비용 대비 수익을 올려야 손해를 안본다는 얘기다. 일부 의원실은 세간의 눈초리에도 1년에 2번 이상 출판기념회를 열기도 한다. 이완영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해 9월에 이어, 올해 2월에 연달아 출판기념회를 가졌다. 때론 시기가 안좋아서, 혹은 의원 인지도나 상임위 중요도가 떨어져서 손해를 보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 의원들은 손익분기점을 넘기고도 남는다고 한다. 특히 예산안 심사 앞두고 출판기념회를 가지면, 상임위 해당 부처 관계자들이 줄지어 몰려든다. 봉투에 들어간 책값도 가늠할 수 없다. 한기호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소장은 “책 한 권에 10만원씩 받기도 하고 100만원씩 받기도 하고, 봉투에 얼마 들었는지 알 수 없다. 그래서 상당한 정치 자금이 모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후원금이 몰리는 순위로 따지자면, 1순위는 국회 예산결산위원장, 2순위는 경제 관련 상임위 위원장 순이다. 새누리당 측 한 보좌관은 “1순위는 예결위원장이고, 나머지는 정무위, 기재위, 국토위 등이다. 그리고 여당 위원장, 여당 간사순으로 돈이 몰리게 돼있다. 후원금이 많이 안모이는 상임위는 외통위에 초선의원 정도가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출판사 입장에서도 남는 장사다. 출판사가 책에 관여하는 품이나 비용은 거의 없는 반면, 매출량은 평균 1만권 가량으로 집계된다. 출판계 한 관계자는 “서점에 안 깔아도 되니 유통에 신경 쓸 필요가 없고, 따로 마케팅이나 홍보에 비용이 안 들어가니 꽤 남는 장사“라고 말했다.

조민선기자bonjo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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