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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출구전력 신중히”박 대통령 요구 먹혔나? 오바마 “점진적ㆍ합리적 범위 내서”
[상트페테르부르크=한석희 기자]이달 중으로 단행될 것으로 보이는 미국의 양적완화 규모 축소폭이 시장에 충격을 주지 않는 범위에서 이뤄질 전망이다. ‘신중한 출구전략’을 주문하고 있는 신흥국과 ‘양적완화 규모 축소폭 조정’ 선에서 타협점을 찾은 셈이다.

AP통신과 정상회담 참석자들의 전언에 따르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5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G20 정상회담에서 양적완화에 따른 출구전략과 관련, “세계 경제 회복을 저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점진적으로 해나가겠다”며 “점진적(gradually)이고 합리적인 범위(a reasonable limit) 내에서 출구전략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회의에 참석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세션1 발언을 통해 “선진국이 경제 정상화 과정에서 ‘공동체 의식’을 갖고 신흥국의 어려움을 배려하고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한다”며 점진적인 양적완화를 촉구했다. 공교롭게도 박 대통령의 발언에 오바마 대통령이 화답한 셈이 됐다.

이에따라 미국의 출구전략은 시장 예상대로 이달중 시행이 불가피하더라도 금융시장과 세계경제 회복 추세에 충격을 주지 않는 합리적인 범위내에서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도 4일(현지시간) 발간한 베이지북에서 12개 연방준비은행 관할지역의 경기동향을 종합한 결과 “전반적인 경제활동이 완만하고 점진적인 속도로 확장하고 있다”고 밝혀 올해 초 단행된 세금 인상과 연방예산자동삭감(시퀘스터) 등의 악재에도 불구하고 미국 경제가 지속적인 회복세를 보이고 있음을 재확인한 것이다.

이번 베이지북은 오는 17∼18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통화정책을 판단할 주요 자료로 활용된다는 점에서 양적완화 규모 축소가 기정사실로 굳어지고 있다.

이날 박근혜 대통령의 “선진국의 출구전략은 세계경제의 정상화 과정의 일부로 볼 수 있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진국은 통화정책 기조를 바꿀 경우에는 국제금융, 경제상황과 신흥국이 미치는 영향까지 감안해 보다 신중하게 할 필요가 있다”는 발언에 많은 나라들이 공감을 표시했다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특히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과 레젭 타입 에르도안 터키 총리, 마모한 싱 인도 총리 외에도 선진국인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도 박 대통령의 ‘신중한 출구전략 모색’에 의견을 같이해 오는 6일 오후에 채택될 G20 정상회담 코뮈니케(정상선언문)에는 이같은 내용이 충분히 반영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미국의 출구전략에 가장 예민한 중국 등 브릭스(BRICs) 5개국도 이날 세션에 앞서 따로 모임을 갖고 “미국은 파급효과(Spillover Effect)에 대한 신흥국의 우려를 감안해야 한다”는 의견을 모으며 미국을 압박했다.

조원동 청와대 경제수석도 “오바마 대통령은 세계경제의 정상화 차원에서도 출구전략은 필요하다는 점을 상당부분 강조했다”면서도 “신중한 출구전략 모색을 주문하고 있는 신흥국들의 입장을 충분히 반영하겠다는 뜻을 밝혀 이번 코뮈니케에 선진국과 신흥국간 타협점이 모색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청와대 또 다른 관계자도 “이날 오바마 대통령의 발언은 당초 시장의 예상대로 이달 중으로 양적완화 축소를 통해 본격적인 출구전략에 나서되 다만 양적완화 축소폭은 조정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hanimom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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