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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채권단의 ‘강덕수 지우기’…STX그룹의 미래는?
-STX조선해양 대표이사직 사임 요청…“다른 계열사로도 확산될 것”

-박동혁 대우조선 부사장 신임 대표 내정…대우조선 위탁경영설 ‘솔솔’



[헤럴드경제=박수진 기자] 채권단이 강덕수 STX조선해양 회장에게 사임을 요청하면서 STX조선해양의 미래는 물론 조선을 핵심으로 하는 STX그룹 전체의 앞날도 불확실해졌다. STX 측은 “자율협약 취지에 어긋나는 채권단의 월권행위”라며 채권단에 강력 반발했지만 사실 강 회장이 대주주인 채권단의 사임 요청을 거부할 수 있는 ‘경영권 방어 기능’은 현재로선 전무하다.

‘강덕수의 샐러리맨 신화’를 토대로 세워진 STX그룹의 정체성도 흔들리게 된다. 채권단의 이번 요구는 표면상으로는 STX조선해양 대표이사직에 대한 사임 요청이지만 실질적으로는 그룹 전체를 대상으로 한 ‘강덕수 지우기’ 작업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그룹의 핵심인 조선해양 대표직을 내놓을 경우 강 회장의 그룹 내 영향력은 사실상 없다. 채권단은 9일 이사회와 27일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새 경영진을 구성한다.

STX중공업 등 다른 계열사에 대한 채권단의 요구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강 회장은 STX중공업 대표이사, STX엔진 이사회의장 등을 맡고 있다. 채권단은 금명간 두 회사에 대해서도 경영정상화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뒤 경영진교체를 추진할 예정이다.

STX 관계자는 “강 회장이 STX팬오션을 버리면서까지 조선을 지키려고 했는데 결국 이렇게 되면 사실상 그룹에서 손을 떼라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한편 채권단이 신임 대표이사로 박동혁 대우조선 부사장을 내정하면서 대우조선해양이 STX조선을 위탁경영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 4월 STX조선이 자율협약을 신청하면서부터 업계에서는 ‘대우조선의 위탁경영설’이 주목을 받았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 측은 위탁경영 가능성을 일축해왔지만 박 부사장의 내정으로 힘이 실리는 모양새다.

대우조선은 지난 2011년부터 대한조선의 위탁경영도 맡고 있다. 당초 2014년 6월까지였던 위탁경영 시한이 2016년까지 연장됐다. 실제로 대우조선이 STX조선의 위탁경영을 맡게 되면 대우조선은 동시에 두 회사의 경영을 책임지게 된다. 위탁경영이 이뤄지면 대표를 포함해 임직원 일부를 파견하게 되며, 경영 관리 및 영업 전반을 대신하게 된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채권단쪽에서 내정설이 나오고 있긴 하지만 회사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확인한 것은 없다. 위탁경영 관련해서도 현재로서는 회사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이야기는 없다”고 말했다.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된 박 부사장은 1982년 대우조선공업으로 입사한 뒤 특수선담당 이사부장, 종합계획담당 상무, 생산지원본부 전무를 거쳤으며 최근 대우조선이 신설한 특수선사업본부 총괄역할도 맡고 있다.



sjp1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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