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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롯(유럽 최고의 백화점)을 느껴라” 20년 만에 이룬 이건희 ‘명품삼성’ 의 꿈
90년대 李회장 “英 해롯백화점 꼭 가봐라”
초일류 시동 삼성 임원들에 감성체험 당부

20여년 지나 ‘명품 심장부’ 해롯백화점 입성
전세계 VVIP 상대 밀착 마케팅도 가능
佛 · 伊 등 부유층 밀집지역 매장확대 탄력


[런던=홍승완 기자] “런던의 해롯(Harrods)백화점 가 본 적 있습니까. 꼭 한 번씩 가보세요.”

1990년대 후반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임원들을 불러 모은 자리에서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세계 1위’ ‘초일류기업’이라는 목표를 향해 달려가기 시작한 삼성전자의 임원들에게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진짜 프리미엄 제품이 무엇인가’를 느껴보라는 차원에서 던진 이야기다.

삼성전자의 생활가전이 ‘유럽 프리미엄 시장의 심장부’라 할 수 있는 바로 그 영국 해롯백화점에 입성했다. 삼성전자는 3일(현지시간) 런던의 해롯백화점에서 현지 언론 매체와 VIP 등을 초청해 개관 기념식을 열고 ‘삼성전자 브랜드 전시관’을 공개했다.

런던의 번화가인 브롬튼로드에 위치한 해롯백화점은 1849년 설립된 전통의 백화점. 영국은 물론 유럽의 프리미엄 시장을 대표하는 상징적인 곳이다. 과거에는 영국 왕실에 납품되는 물건들이 판매되는 곳으로 ‘로열 백화점’으로도 유명했던 곳이다.

삼성전자는 생활ㆍ가전용품 등의 ‘홈웨어(Homeware)’가 위치하고 있는 백화점 2층에 매장을 열었다. ‘홈 이노베이션(Home Innovation)’이라는 슬로건 아래 영국에서 가장 유명한 여성 인테리어 디자이너인 ‘켈리 호펜’과 손잡고 93㎡ 규모의 체험형 매장을 꾸몄다. 유럽 소비자들을 위한 전략제품으로 ‘T9000 냉장고’와 ‘에코버블 세탁기’, 두 가지 요리를 동시에 할 수 있는 ‘듀얼쿡 오븐’, 강력한 세척력의 ‘스톰워시 식기세척기’, ‘모션싱크 진공청소기’ 등이 실제 영국의 부유한 가정을 연상케 하는 공간 속에 전시됐다. 

영국 런던의 해롯백화점에서 3일(현지시간) 열린‘ 삼성전자 브랜드 전시관’ 오픈 행사에서 삼성 클럽드셰프 대표 셰프인 미셀 트로와그로(왼쪽)가 삼성전자 CE부문 윤부근(오른쪽 세 번째) 대표와 관계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삼성전자 생활가전 제품들을 이용, 행사 참가자들에게 요리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이날 행사는 매장 공개와 함께 쿠킹쇼 형태로 진행됐다. 세계적인 유명세를 탄 요리경연 프로그램 ‘마스타셰프’ 우승자이자 배우인 ‘리사 폴크너’가 사회를 맡았고, ‘삼성 클럽드셰프’의 대표이자 미슐랭가이드의 3스타 셰프인 미쉘 트로와그로가 삼성전자의 제품을 이용해 특별한 요리를 선보이는 형태로 진행됐다.

삼성전자의 해롯 입점은 적지 않은 의미를 가진다. 입점 자체가 삼성전자 생활가전의 달라진 위상을 반영한다. 삼성전자는 지난 1월 해롯 측으로부터 제의를 받고 입점을 결정했다. 해롯에 단일 품목이 아닌 회사 개별 매장을 가진 글로벌 가전업체는 그간 독일의 지멘스와 밀레 뿐이었다. 판매부진 등의 이유로 지멘스가 밀려난 자리를 삼성전자가 차지하게 된 것이다. 해롯은 ‘가전 강국’인 미국이나 일본업체 중 어느 한 곳에도 입점을 허락하지 않고 있다. 패션과 소비재 분야의 난다 긴다 하는 유럽 명품 브랜드 가운데 유독 해롯에 만큼은 입점하지 못하고 있는 브랜드도 많다. 해롯에 들어오기 위해서는 제품의 성능이나 판매량 등은 물론 브랜드 파워, 브랜드가 지향하는 가치와 철학 등 종합적인 측면을 인정받아야 한다. 해롯에의 입점은 그만큼 삼성전자의 제품력과 브랜드가 유럽의 부유층과 오피니언 리더들에게 인정을 받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해롯 입점으로 얻게 되는 실질적인 마케팅 효과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적어도 3년간 해롯 매장을 운영하게 된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해롯백화점 매장에 새 브랜드가 입점했다는 사실 자체가 이곳 부유층 고객들에게는 화젯거리가 된다”면서 “연간 12만부 정도 발간되는 해롯백화점 잡지 등을 통해 전 세계 부호들로 이뤄진 VVIP 고객들에 대한 밀착 마케팅이 가능해 질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향후 프랑스, 이탈리아 등 부유층 고객들이 모이는 상징적인 지역에 해롯백화점과 같은 ‘체험형 프리미엄 매장’을 확대할 계획이다. 프랑스와 영국, 이탈리아 등의 고급 빌트인 업체들과의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윤부근 사장은 “2015년 생활가전 글로벌 1위 목표 위상에 걸맞게 소비자와 만나는 공간도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는 곳으로 탈바꿈시킬 계획” 이라며 “그런 점에서 유럽 대표 백화점인 해롯에 마련한 브랜드 전시관은 이곳 소비자를 사로잡는 의미 있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피력했다. 

sw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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