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제주항공이 괌을 제외한 동남아노선과 홍콩 노선에서 그동안 시행하던 무료 기내식 제공을 중단하고 사실상 기내식을 전면 유료화하는 방향으로 대 고객서비스를 전환한다. 국내 저비용 항공사 가운데 처음으로 이뤄진 이번 조치로 그동안 기내식 유료화를 조심스럽게 확대하고 있었던 다른 경쟁사들의 눈치 싸움 역시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3일 제주항공에 따르면 오는 16일부터 방콕, 홍콩, 마닐라, 세부 노선에서 현재 조각 케이크와 머핀, 요거트, 그리고 쿠키로 구성된 ‘스낵박스’의 무료 제공이 중단된다. 또한 기내식을 원하는 승객들은 추가 비용을 내고 즉석식품을 구매해야만 한다. 제주항공은 유료 기내식 메뉴로 오징어짬뽕(2000원)과 콩나물 해장국밥(4000원), 야채비빔밥(5000원)과 같은 즉석식품과 뽀로로 쿠키(2000원)와 같은 아동용 과자를 새로 도입했다.
사실 제주항공은 음료와 간식을 유료 판매하는 ‘에어카페’를 지난 7월부터 시범적으로 운영하면서 연말까지 고객 반응 살필 예정이라 했었다. 하지만 불과 2개월 만에 동남아 노선에서 제공되던 무료 기내식 서비스까지 완전 유료화하는 추가 조치를 시행했다.
일단 제주항공은 ‘기내식 유료 전환’이라는 단어 사용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무료 서비스 중단에 따른 항공료 운임 할인이나 추가적인 서비스 개선책 등 아직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자칫 부정적인 이미지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제주항공의 조치는 기존에 기내식 유료화를 조금씩 진행 중인 경쟁 저가항공사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스타항공은 지난 2010년 12월부터 컵라면과 콜라, 맥주 등을 유료로 판매하고 있다. 또한, 장기적으로 동남아 노선에서 제공하는 무료 기내식 서비스를 완전 유료화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하지만 일부 저비용 항공사들은 여전히 기내식 유료화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무료 기내식 서비스를 원하는 한국 승객들의 특수성을 무시할 수 없다는 것. 진에어 관계자는 “무료 기내식 서비스를 지속하면서도 음료나 간식 등에 대한 유상 판매 품목을 더 확장해 수익을 창출하는 한국형 하이브리드 저가항공사 모델을 추구할 것”이라며 “외부 환경의 변화가 심한 만큼 앞으로의 운영 방안에 대해 계속 고민하고 연구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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