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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직원 130명 ‘RO’, 10년동안 암약의 비결은?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2004년 결성된 경기동부연합 내 지하조직 RO(Revolutionary Organization·혁명조직)는 어떻게 10년 동안 암암리에 활동을 펼칠 수 있었을까. 더군나가 국정원은 조직원이 130명이나 된다고 밝혔다. 해답은 철통같은 보안에 있었다.

정부가 2일 국회로 보낸 체포동의요구서에 따르면, RO는 외부활동, 통신, 컴퓨터, 문서, USB 등 분야별로 보안수칙을 세밀하게 설정해 조직원들이 지키도록 했다.

외부활동에 나설 경우 수사요원의 미행을 따돌리기 위해 목적지 도착 전 버스에서 내려 걸어서 이동하는 ‘꼬리따기’를 했다. 조직원 모임에서는 위치 추적을 피하기 위해 핸드폰 전원을 끄고, ‘지휘 성원’ 이상만 비상시에 대비해 ‘비폰’(비밀 핸드폰)을 사용했다.

위급한 상황에 대비해 경기도 인근에 자신만이 알 수 있는 은신처를 마련하도록 했고, 항상 10만원 정도의 현금을 소지하고 ‘잠수’(도피) 탄 후 재첩촉시 암구호를 교환하도록 하는 등 치밀함을 보였다.

호칭도 모임에서는 실명 대신 상부에서 부여한 조직명이나 ‘○형’으로만 사용했다.

컴퓨터 보안 차원에서 모임이나 학습 때 도청방지를 위해 반드시 노트북 전원을 껐다. 노트북이나 개인 컴퓨터 하드디스크도 6개월 이상 사용하지 못하도록 했다. 특히 인터넷을 통해 북한 자료를 다운 받을 때는 집이나 사무실 컴퓨터는 절대 사용하지 말고 PC방을 이용하되, 같은 장소나 자리를 이용하지 않도록 했다.

RO 핵심조직원으로 이미 구속된 홍순석 통합진보당 경기도당 부위원장은 “USB도 조그만 것 같은 경우는 깨서 먹거나 어떻게 해도 된다”면서 “손톱만 한 것은 그냥 이빨로 잘라진다”며 긴급 상황시 USB 처리 방안을 소개했다.

보안수칙과 함께 RO모임을 정당한 진보정당 활동의 일환으로 포장해온 것도 이들이 10년간 생명력을 유지할 수 있었던 또 다른 배경이었다. 김재연 통진당 의원이 당초 지난 5월 서울 합정동 모임에 참석했으면서도 이를 부인했다가 당원 행사 모임있어다고 말을 바꾼건 대표적인 사례다.

신대원 기자/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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