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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바일 '미다스의 손' 본엔젤스, 200억 원대 민간펀드 조성
제2의 '배달의 민족' 만든다


[헤럴드경제=서지혜 기자] IT분야의 초기 벤처(스타트업) 창업을 준비하는 A씨는 최근 아이템 기획과 서비스 개발을 모두 끝내고 새로운 고민에 빠졌다. 투자를 받기 위해 정부에 제출해야 하는 각종 증빙서류 때문이다. 창업 경험이 거의 없는 A씨는 정부가 요구하는 각종 서류를 준비하고 신청하는 데만 두 달 이상의 시간을 소비했다. 신청이 끝난 후에도 정부로부터 투자 결정을 받기까지 꼬박 6개월 정도의 시간이 걸렸다. 그 사이 A씨는 대기업에서 같은 서비스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최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개발로 창업을 준비하는 많은 벤처 창업인들은 A씨와 같은 이유로 창업을 포기한다. A씨의 경우 다행히 투자 유치에 성공했지만 수개월간 서류와 씨름한 후에 투자를 거절당하는 사례도 빈번하다. 벤처 창업인들은 “투자자들이 한두달 안에 승부를 봐야 하는 스타트업의 생태계에 무지하다”고 말한다.

이런 고충을 해결하기 위해 벤처 선배들이 힘을 모았다. 초기기업 투자 전문 벤처캐피털 본엔젤스벤처파트너스는 3일 국내 벤처기업인과 IT업체가 참여한 200억 원대 ‘페이스메이커 펀드’를 조성한다고 밝혔다.

‘페이스메이커 펀드’는 ‘초기 벤처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마라톤의 페이스메이커처럼 선배 IT기업인들이 후배 양성을 위한 조력자로 함께 하겠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실제로 정부 모태펀드 참여 대신 김정주 넥슨 회장, 이재웅 에스오큐알아이 대표, 김상범 넥슨 창업자, 이택경 다음 창업자, 권도균 이니시스 창업자, 류중희 올라웍스 창업자 등 총 19명의 벤처기업인들과 네이버, 미디어윌 2개 기업이 출자한 순수 민간자본만으로 펀드를 조성했다. 


본엔젤스는 지난 2010년 4월 엔젤투자 형태에서 공식 창업 투자회사로 법인을 전환해 자본금 80억 원으로 운영해 온 스타트업 전문 투자회사다. 회사는 투자를 단행한 ‘엔써즈’, ‘틱톡’ 등 스타트업이 각각 KT, SK플래닛과 같은 대기업에 매각되면서 벤처업계의 ‘미다스의 손’으로 떠올랐다. 특히 본엔젤스로부터 3억 원의 투자를 받은 ‘배달의 민족’ 개발사 ‘우아한 형제들’이 지난 해 두 개 스타트업에 각각 3억 원을 투자하면서 본엔젤스 역시 ‘건강한 벤처 발굴’의 선두주자로 주목받았다.

현재 ‘페이스메이커펀드’에 출자된 금액은 총 190억원이다. 본엔젤스는 멀티클로징(추가 증액)을 통해 추후 펀드 규모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장병규 본엔젤스 대표는 “성공적인 창업 사례를 보여준 벤처인과 기업들의 참여로 벤처 생태계 선순환 구조 구축에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작은 출발이지만 이를 시작으로 벤처 생태계 환경 개선과 창조 경제에도 기여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서지혜 기자/gyelov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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