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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연성 꼴찌’ 현대차 국내 공장...인력ㆍ물량 배정도 노조와 협의
[헤럴드경제=김대연 기자]현대자동차 국내 공장이 사실상 전세계 공장 중 꼴찌 수준인 생산성 못지 않게 인력 유연성도 최저 수준인 것으로 파악됐다. 노조의 반대로 생산 증량이 제때 이뤄지지 못해 신차효과를 놓친 경우가 부지기수며, 여유 인원 발생에도 불구하고 인력 전환배치가 안돼 공급 부족에 빠지는 경우도 상당하다. 여기에 매년 되풀이되는 정례화된 파업, 그리고 잔업 및 특근 거부에 따른 생산 차질까지 포함하면 국내 공장의 경쟁력은 더욱 떨어진다.

▶현대차 美ㆍ中 공장, 생상량 따라 언제든 인력 조정= 28일 자동차 업계와 현대자동차에 따르면 미국 공장의 경우 직영 인력만으로 생산대응이 불가할 경우 임시직(Variable Work Force)을 제한없이,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 인력 유연성을 보장하고 있다.

미국은 법적으로 사전 통지 없이도 언제든지 상시 해고가 가능한 것은 물론이며 기간제 근로자, 단시간 근로자, 파견 근로자 사용에 대한 제한도 두지 않는다. 실제 현대차 앨라바마공장을 비롯 미국 주요 자동차업체들은 생산주문이 몰리면 언제든 특근이 가능하며 정규직 외에도 용역업체의 파견 근로자, 임시직 등 다양한 인력을 운영하고 있다.

중국에 있는 베이징현대 공장도 유연한 생산이 가능하다. 판매량 급증시 작업시간을 1일 60분 가량 연장할 수 있다. 장비 고장시 식사 및 휴게 시간 조정으로 가동률을 올리며, UPH(시간당 생산 대수) 조정 등이 경영층 결정 후 10일 이내에 가능하다. 작업 시간을 업격하게 준수하는 것은 물론 부재율도 낮아 이를 위한 별도 지원반도 필요가 없다.

▶국내 공장, 전환배치ㆍUPH 조정 등 다수가 노사 합의 사항= 이 처럼 판매시장 상황에 따라 신속하게 UPH 조정 및 라인간 작업자 전환배치가 되는 해외 공장과 달리 현대차 국내 공장은 단협상 전환 자체가 제한된다. UPH 상향 조정도 노사 합의가 전제돼야 가능하다.

이와 관련, 지난해 4월 현대차 울산 5공장 노사는 에쿠스 및 제네시스 생산량 증대를 위해 UPH를 14에서 17로 올리기로 합의했지만 인원투입 합의를 하지 못해 약 70일 이상 생산 차질이 발생했다. 지난 2006년에는 NF 쏘나타 생산량이 부족해 아산공장 뿐 아니라 울산 1공장에서도 이를 생산하려으나 무려 2년간 노사 합의가 지연되면서 물량 조절에 실패했다. 전환배치 때문에 노노간 갈등이 빚어진 사례도 있다. 지난 2008년 신형 에쿠스 후속(VI)을 전개하며 라인업의 한계로 생산라인을 울산 2공장에서 5공장으로 이관했으나 2공장 조합원들이 반발했다. 게다가 편한 보직을 선점하기 위해 5공장 조합원들이 먼저 보직변경 절차를 밟으면서 2공장과 5공장 조합원 및 대의원간 갈등이 벌어졌고 결국 전환배치에 약 1년이 소요됐다.

▶국내 공장 유연성 최하위, 생산성 꼴찌와 직결= 유연성이 떨어지다 보니 국내 공장은 생산성도 떨어진다. 차량 한대 생산을 위해 투입되는 총시간(HPV)에 있어 국내(30.5)는 미국(15.4)의 약 2배 수준이다. 중국(18.8), 체코(16.2), 인도(19.8), 러시아(18.0) 등과도 차이가 크다. 또한 높을 수록 생산성도 우수한 생산성 지표인 편성효율(조립 라인 기준, 적정 표준 인원 대비 실제 투입 인원 수 비율)도 국내(53.5)는 미국(92.7)의 절반 수준이다. 중국(90), 체코(91.2), 인도(89.6) 보다도 현저히 낮다.

자동차 업계 한 관계자는 “해외공장에선 회사의 발전이 근로자 자신은 물론 고용안정, 일자리 창출 등 지역사회 발전으로 이어진다고 본다”면서도 “하지만 국내는 생산성 향상, 인력 유연성을 통한 경쟁력 향상 논의가 자유롭게 이뤄지기 힘들며, 회사에 협조적인 근로자를 집단권력인 대의원과 노조가 ‘어용’으로 매도하기 일쑤”라고 말했다. 

sonamu@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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