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 백제ㆍ신라 치열하게 싸우던 곳, ‘부모산성’서 집수시설 등 확인
[헤럴드경제=박동미 기자]백제와 신라가 치열한 쟁탈전을 벌였던 것으로 추정되는 청주시 부모산성(父母山城ㆍ충청북도기념물 제121호)에서 성문지와 연못형태의 집수시설 등이 확인됐다.

충북대학교박물관(관장 양기석)은 문화재청(청장 변영섭)의 허가를 받아 제4차 발굴조사를 하고 있는 충청북도 청주시 흥덕구 비하동 부모산성 유적에서 부모산성 서문지(西門址)와 집수시설(集水施設)을 비롯해 제1보루(堡壘ㆍ방어용 구축물)의 목책열(木柵列ㆍ기둥구덩열)과 저장구덩이, 인접한 학천산성(鶴天山城)의 성벽구조 등을 확인했다고 23일 밝혔다.

서문지는 4차례 가량 고쳐쌓은 흔적이 나타났는데, 1ㆍ2차 성벽축조 시에는 성문의 옆벽을 본체성벽과 직각으로 쌓아 올렸으나, 3차 개축 때 곡면으로 처리한게 눈길을 끈다. 직각 축조 방식은 신라계통이지만 곡면형은 백제의 양상임을 고려할 때, 신라가 축조하였다가 백제에 의해 개축된 것으로 판단된다. 또, 이곳에서 ‘相(상)’ 등과 같은 글자가 새겨진 돌이 출토되었는데, 성벽 축조와 관련된 내용인지는 심도 있는 판독작업 후에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집수시설은 평면 원형으로 직경 9m, 3단의 계단상으로 축조되었다. 바닥 면은 얇은 판석형 할석(割石)을 깔았고, 내부에서 연화문 와당을 비롯한 다량의 기와류와 고배(高杯ㆍ높은 잔), 완(盌ㆍ사발형 토기) 등 6세기 후반즈음의 신라 토기가 출토되어 축조 및 사용 시기를 말해주고 있다.

제1보루에서는 목책열이 성벽 내측을 따라 일렬로 노출되어 있다. 처음 목책을 세워 방벽을 축조했다가 이후 토축성벽(土築城壁ㆍ흙으로 쌓음), 그리고 석축성벽으로 변화된 양상이 확인되었다. 아울러 위가 좁고 아래가 넓은 백제식 플라스크(Flask)형 저장구덩이가 부모산성과 제1보루, 그 사이 능선부, 인근 학천산성의 성 내부에서 모두 확인되었다. 내부에서 신라와 백제 토기가 섞여 출토되었다. 


부모산성에서 약 500m 거리인 학천산성은 내ㆍ외 석축벽 사이에 토축으로 축조한 독특한 구조를 보이고, 성벽 상부는 할석으로 즙석(葺石ㆍ지붕같이 덮는 방식)하여 마감했다. 성벽 바깥 아래부터 쌓아 다지는 방식과 즙석 구조는 백제 사비도성의 나성(羅城, ㆍ도성의 외곽을 두르는 성곽)의 축조양상과 동일하여 주목된다.

충북대학교박물관 관계자는 “신라ㆍ백제의 축성방식과 유물이 모두 확인된 부모산성은 양국이 치열한 쟁탈전을 벌였던 중요 거점 성이었음을 증명하고 있다”며 “부모산성의 발굴과 연구를 바탕으로 유적 정비를 진행한다면, 청주지역 고대사 복원에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현장설명회를 오는 26일 오전 11시 발굴조사 현장에서 개최된다.

pdm@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