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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구리 분유’ 미스터리…2010년 ’이마트 튀김가루’ 사건 재판되나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개구리 분유’가 또 한 번 식음료ㆍ유통 업계를 떠들썩하게 하고 있다. 전남 목포의 한 소비자가 남양유업 분유에서 크기 45㎜ 가량의 개구리 사체가 들어간 걸 확인하고 이를 보건당국에 신고하면서 경찰 수사가 시작되는 등 파장이 일고 있다.

은단도 빠져 나갈 수 없는 거름막을 7차례나 거쳐야 하는 분유 제조공정을 개구리는 어떻게 통과해 분유 완제품에 혼입된 걸까. 사건은 이미 미스터리화하고 있는 가운데 업계는 2010년 ‘이마트 튀김가루’ 사건의 재판이 될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점치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 ‘개구리 분유’사건은 2010년 5월 발생한 ‘이마트 튀김가루’ 사건과 닮아 있다. 한 소비자가 이마트 시화점에서 구입한 튀김가루에 쥐 사체로 보이는 이물질이 들어 있는 걸 발견하고 신고한 것. 삼양밀맥스가 제조하고 이마트가 자체 브랜드(PB) 상품으로 판매한 제품이었다.

분유나 튀김가루 모두 분말 제조 공정으로 유사한 데다 이물질이 혼입됐다는 점에서 사건의 전개ㆍ수사과정ㆍ결말 등이 비슷한 괘적을 그릴 공산이 크다는 점을 업계 관계자들은 지적하고 있다.

사건 당사자인 삼양밀맥스는 제조 공정에 문제가 없다는 걸 보이기 위해 살아 있는 쥐를 제조공정에 투입해 결과를 지켜보기도 했다. 당시 사정에 밝은 업계 관계자는 “고온, 고압의 과정을 거친 쥐는 형체를 알아볼 수 없었다”며 “제조 단계에서 문제는 아니란 점이 확실해졌었다다”고 했다.

남양유업도 전날 배포한 자료에서 제조공정 상 이물질이 들어갈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남양 측은 “분유를 만들 때 0.4㎜부터 2.8㎜까지 크기의 거름막을 7차례 통과하고 생산라인은 외부와 차단ㆍ밀폐돼 있기 때문에 45㎜짜리 개구리가 나올 수 없다”며 “170도의 고온, 고압 스프레이 분사를 통해 미립자 형태로 건조되기 때문에 개구리와 같은 생물이 온전한 형태로 혼입될 수 없다”고 했다.

사진=MBC


제조공정에 문제가 없다면 블랙컨슈머의 소행일 가능성은 있을까. 남양 측은 이번 사건에 대해 “피해를 주장하는 소비자는 지역 여건상 개구리, 가제 등 생물이 많고 어린이들이 자주 채집을 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다 먹은 분유 캔으로 오인해 어린이 중 한 명이 죽은 개구리를 분유 통 안에 넣었을 가능성도 상당 부분 있다”고 했다. 돈을 요구하는 블랙컨슈머의 의도된 행동까진 아닐지라도 소비단계에서 실수로 분유에 이물질이 혼입됐을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다.

‘이마트 튀김가루’사건에서도 소비자의 자작극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보건당국에서 당사자 거주지 일대의 쥐를 잡아 DNA 조사를 벌이는 등 노력을 기울였지만 마땅한 결과를 도출해 내지 못했다.

결국 ‘이마트 튀김가루’ 사건은 검찰 조사까지 이어졌지만, 모두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블랙컨슈머로 의심받았던 신고자와 제조사인 삼양밀맥스 모두 뚜렷한 혐의점을 발견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결과를 지켜봐야 겠지만 개구리가 어떻게 분유에 들어갔고, 누가 넣었는지 등을 밝혀내긴 쉽지 않을 것”이라며 “제조과정에 문제가 없다는 게 확인돼도 식품 제조업체의 이미지 실추는 피할 수 없어 안타깝다”고 했다.

홍성원 기자/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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