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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비로 써야할 무상보육·무상급식 왜 우리가” …지자체, 중앙정부에 강력 반발
중앙-지자체 갈등의 핵심은 복지 주체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간 복지 갈등은 복지의 주체가 누구냐가 핵심이다.

중앙정부는 전 국민을 상대로, 지자체는 관할 구역 내 주민이 대상이다. 중앙정부는 국세로, 지방정부는 지방세로만 살림을 한다면야 별 문제가 없다. 하지만 지방세만으로 지자체 예산을 충당하기 어렵고, 부족한 지방재정을 거들어주던 중앙정부도 세수부족에 시달리는 게 문제다.

지난해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재정현황을 살펴보면 중앙재정은 246조원, 지방재정은 190조5000억원 정도다. 5.5 대 4.5 수준이다. 국세와 지방세 비중이 8 대 2인 점을 감안하면 중앙에서 걷은 세금을 지방에 나눠줘야만 지자체 살림이 가능하다.

그런데 상반기 중앙정부의 세수부족은 10조원에 육박한다. 올해 지자체의 재정자립도는 지난해 52.3%보다 1.2% 떨어진 51.1%로 역대 최저 수준인데, 중앙정부의 세수부족이 심각하다보니 더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이러다보니 최근 정부가 부동산 취득세 감면을 추진하자 지방정부가 발끈했다. 재산세와 취득세 등은 대표적이 지방세다. 중앙정부가 추진하는 복지사업 부담을 떠넘기는 것도 모자라 주요 수입원까지 틀어막으려 한다며 볼멘소리다.

지난 2007년과 비교하면, 지난해 지자체 예산에서 국고보조사업 규모는 28.5%에서 34.8%로 확대됐다. 국고보조사업은 지자체와 중앙정부가 부담을 나눠지는 사업이다. 반면 순수 중앙정부 책임인 국비 비율은 같은 기간 68.4%에서 60.9%로 낮아졌다. 특히 100% 국비로 수행해야 할 기초노령연금이나 무상보육 사업을 지자체 재정상황 감안 없이 무리하게 요구한다는 반발이 크다.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최근 “빚까지 내가면서 모두에게 무상급식을 할 수 없다”며 무상급식 예산 전액 삭감 방침을 밝혔다. 그동안 경기도는 도 내 초ㆍ중학교 무상급식 예산의 12%가량, 약 860억원 정도를 지원해왔다.

김동근 경기도 기획조정실장은 “도 예산 16조원 중 가용재원이 8100억원에 불과한데, 이를 활용해 사회간접자본(SOC) 등 모든 사업을 해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울시는 무상보육 문제로 중앙정부와 갈등이다. 올해 0~5세 양육수당 지원에 필요한 추가 소요예산 1조4000억원 중 90%(1조2600억원)는 국비지만, 나머지 10%는 서울시 몫이다. 하지만 서울시는 중앙정부가 일방적으로 지방정부에 부담을 지웠다고 반발하고 있다.

이러다보니 정부의 부동산거래 취득세 영구 인하 방침을 지자체들은 ‘우는데 뺨 때린 격’이라며 발끈했다.

지난해 기준 취득세 세수는 13조8000억원으로, 전체 시도의 지방세 세수 36조6000억원 중 37.7%를 차지했다. 경기도의 경우 도 세수의 56%가 취득세다. 안전행정부 추정치를 보면 9억원 이하 주택에 대한 취득세율을 현행 2%에서 1%로 내리면 연간 2조9000억원의 시ㆍ도세수가 줄어든다.

김완주 전라북도지사는 “취득세율 인하로 인한 지방세수 감소로 지방재정 여건은 더 악화될 것”이라고 반발했고, 안희정 충청남도지사도 “매번 조세 감면 정책은 지방정부에 효과적인 조세 대체원을 주지 못하고 있다. 1~2년 지나면 지방정부의 부담으로 돌아온 것이 결과다”라고 꼬집었다.

조민선 기자/bonjo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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