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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람들의 마음 움직이는 건…결국 연주”
피아노 제작자서 연주자로 돌아온 피아니스트 이진상
조율 장인 밑에서 2년간 도제생활
3년간 스타인웨이 본사서 근무
기술자와 연주자 서로 관점 달라
소통부족 느끼고 다시 본연의 자리로
21일 예술의전당서 독주회


“이젠 연주에 집중하고 싶어요. 많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건 결국 연주이니까요.”

세계적인 피아노 제조사 스타인웨이에서 3년간 근무하며 피아노 제작에 빠졌던 피아니스트 이진상(32)이 21일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독주회를 연다. 국내서 그의 리사이틀은 2년 만이다.

이진상은 2009년 게다 안다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우승해 주목받았지만, 돌연 피아노 악기 구조에 대한 진지한 고민으로 빈으로 날아가 피아노 조율 ‘장인’ 밑에서 도제생활을 했다. 이진상은 “연주회 때 피아노 소리에 감동 받아서, 그 피아노를 만졌던 조율사를 다짜고짜 찾아갔다. 문하생으로 받아 달라 했는데 그렇게 찾아간 사람은 내가 처음이었다”고 했다.

그렇게 조율 공부로 2년을 보낸 뒤 악기에 대해 더 심도있게 공부하기 위해 아예 스타인웨이 함부르크 본사에 입사했다. 그는 “본사는 1년에 3~4명을 공채로 채용하는데, 피아니스트를 원치 않더라. 그래도 빈에서 배운 게 있어서 2주간 훈련과정을 통과했다. 직원 중에 한국인은 물론 동양인도 없었다”고 소개했다.

지난 2009년 세계적인 콩쿠르에서 우승해 주목을 받았으나, 돌연 피아노 악기 구조에 대한 관심으로 3년간 피아노 제작에 빠졌던 피아니스트 이진상(32)이 21일 예술의전당에서 독주회를 통해 다시 무대에 선다. 음악으로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다는 희망 때문이다.

그는 “전무후무한 일이었고, 너무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현악기나 관악기는 연주자가 악기와 직접 접촉해 소리를 내는데, 피아노는 건반을 두들겨 현으로 소리를 내기 때문에 기계적인 구조가 궁금했다”고 떠올렸다. 하지만 기술자와 연주자는 음악에 대한 관점이 달랐다. 소통 부족을 느낀 그는 입사 6개월 만에 연주자 본연의 자리로 돌아갈 결심을 했다.

이번 연주회에선 그의 ‘전공’인 슈베르트의 ‘4개의 즉흥곡 작품 142’, 무소르그스키의 ‘전람회의 그림’, 리스트의 ‘순례의 해, 두 번째 해: 이탈리아-혼례’를 연주한다.

리스트 곡은 이번에 처음 연주하는 곡이다. 이번 연주 실연은 녹음되며, 음반은 내년 슈베르트의 ‘4개의 즉흥곡 작품 90’ 연주 녹음 이후 함께 발매될 예정이다.

오는 10월 홍콩에선 리스트의 ‘순례의 해’, 그라나도스의 ‘고예스카스’ 등 명화에서 영감받은 곡들만을 해당 그림 전시와 함께 연주하는 이색 공연도 한다.

이진상은 “내가 손수 만든 피아노로 연주하는 꿈은 일단 서랍 속에 넣어뒀다. 앞으로 연주자로서 쳐야 할 곡들이 너무 많다. 여러 말보단 연주회에서 음악으로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지숙 기자/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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