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짓기에 평생을 몸담아온 부영그룹 이중근 회장(72)이 6.25전쟁서를 냈다. 흔한 전쟁회고록이 아니라 역사책이다. 1000여쪽에 달하는 ’6.25전쟁 1129일'(우정문고)는 6.25가 발발한 6월25일 새벽 4시부터 정전협정이 체결된 1953년 7월27일 오전 10시까지 총 1129일간 어떤 일이 있었는지 주요 사건을 일지형식으로 총정리한 편년체 역사서다.
이 회장이 이런 특별한 책을 펴내게 된 것은 6.25의 실체를 통해 전쟁의 폐허에서 세계가 놀랄 만한 경제성장을 일궈낸 대한민국의 정신이 어떻게 관통해왔는지를 알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 회장은 “최근 6.25북침이니, 남침이니 용어상의 혼란을 보면서 더욱 한국전쟁에 대해 사실 전달의 필요성을 느꼈다”며, “한국전쟁에 관해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사실을 사실대로 전달하자는 입장을 갖고 썼다"고 밝혔다.
지난 2년 3개월간 국내외 방대한 분량의 자료를 수집하고 분류, 써내려가면서 그는 저자의 사상과 입장에 따라 쓴 책은 있어도 사실을 제대로 정리해놓은 책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그것도 번역서가 대부분이었다.
’6.25전쟁~‘은 날짜와 음력, 요일, 날씨, (6.25발생)차수를 기록하고 전황과 국내상황, 국외상황을 짧게 정리하는 형식으로 구성됐다. 가령 1950년 12월1일자는 ’음력 10월22일 庚午일 금요일 아주맑음 160일차‘로 표기하고, 전황으로 ’유엔군사령부, 유엔군의 작전상 전면 후퇴 결정'‘국군 제1군단, 무산 옹기로 진출 중 철수 개시'’미 제8군, 숙천-순천-성천 방어선 구축'‘춘천 재탈환'등으로 상황을 요약했다. 당시 국내에선 ’사형금지법 공포'‘정부, 예금 지불제한 해제' 등이, 미국에선 ’애치슨 미 국무장관, 미국민은 최악의 상황 대비한 신군비계획 수립 필요하다고 언명, ’ 등의 내용을 실어 전황과 국내외 정세를 일목요연하게 파악하는게 가능하다.
이 회장은 이 책에서 휴전선에 남다른 애정을 갖고 새로운 용어를 붙였다. 38선은 미국과 소련에 의해 그어진 고정선이지만 휴전선은 남과 북을 가르는 분단선이 아니라 유동선으로 인식한 것. 이 회장은 통일은 휴전선이 남북한 신뢰에 의해 유연하게 작동할 때 서서히 이뤄질 것으로 본다. 38선 부근에서의 중공군과 유엔군의 공방전, 2년여에 걸친 정전협상이 어떻게 진행되고 NL,L(북방한계선)이 어떻게 설정됐는지 등도 일지를 통해 확인이 가능하다.
특히 “남북이 경제 번영을 같이 해나갈 때 통일의 기초가 마련되는게 아닐까 생각한다”고 했다.
‘6.25전쟁 1129일'에는 편집위원으로 참여한 김명호 성공회대 교수가 보유한 ‘중공군 사령관 펑더화이와 김일성이 전략을 논의하는 모습'’중공군 오토바이 부대' 등 국내에 공개되지 않은 사진 등 210여장의 사진자료가 들어있어 전황을 생생하게 전해준다. 번역서 위주의 국내 출판계에 1차자료로서의 가치가 높은 책으로 영문판도 나올 예정이다.
이 회장은 이번에 ’6.25전쟁 1129일’출간을 계기로 출판사 우정문고를 설립,주택 건설에 몸담아 온 자신의 전문분야인 ‘임대주택 정책론' 개정 증보판과 ‘한국주거문화사’도 함께 펴냈다.
‘문화는 경제의 산물‘이라는 지론을 갖고 있는 이 회장은 “인문학의 저변확대를 위해 수준높은 필자를 발굴하고 국민정신 문화 토양에 꼭 필요한 책들을 펴나가겠다"고 밝혔다. 평소 올바른 의사소통에 남다른 관심을 바탕으로, 의사전달, 의사결정론 등의 책을 전문적으로 출간할 계획도 갖고 있다.
이 회장은 전국 고등학교 기숙사, 마을회관 등 교육 사회복지시설 무상 건립으로 잘 알려진 기업인. 최근에는 아태지역 14개 국가 초등학교 600여곳과 아프리카 국가에 교육기자재 기증 등 노블레스 오블리제 활동을 국제사회로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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