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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명호의 숭례문프로젝트 실패,“리허설 때는 문제 없었는데”
[헤럴드경제=이영란 선임기자] 숭례문 뒤에 대형캔버스를 설치하고 이를 촬영하려던 사진작가 이명호(경일대 사진영상학부 교수)의 퍼포먼스가 실패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캔버스를 지탱하는 지지대가 무너지는 사고로 실패했다.

작가는 일요일인 18일, 새벽 2시부터 크레인 석대를 동원해 숭례문 뒤에 하얀색 초대형 캔버스(45m×18m)를 설치했다. 당초 계획은 동이 트는 시점부터 숭례문을 촬영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오전 6시45분께 캔버스를 지탱하는 지지대 한쪽이 무너지면서 캔버스틀이 쓰러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에따라 가로 45m의 대형 캔버스가 숭례문을 에워싸고 있는 철제 울타리에 걸리고 말았다. 이 사고로 울타리 일부가 휘어졌고, 숭례문 감시초소 한쪽이 살짝 긁혔다. 다행히 숭례문에는 아무런 피해가 없었다. 캔버스가 숭례문으로부터 일정거리이상 떨어진 곳에 설치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애초 문화재청 숭례문 담당자의 감독 아래 퍼포먼스를 진행하는 조건으로 이번 작업을 허가했던 문화재청은 현장에 있던 담당자의 판단에 따라 오전 7시반께 작가측에 ‘퍼포먼스 불허‘ 방침을 통보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작업 시작부터 문화재청 담당자들이 현장에서 상황을 지켜봤는데 숭례문 일대 울타리와 관리초소 등 안전시설 일부에 문제가 발생한만큼 퍼포먼스를 취소하게 했다”며 “작업이 숭례문으로부터 일정 거리이상 떨어진 상태에서 진행됐기 때문에 문화재 훼손우려는 처음부터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명호 작가는 “용인의 야구장에서 시행한 리허설 때는 전혀 문제가 없었고, 구조검토도 사전에 받았는데 예상치못한 상황이 발생해 안타깝다”며 “숭례문 프로젝트는 꼭 해보고 싶었던 프로젝트인데 이렇게 무산돼 대단히 아쉽다“고 밝혔다. 작가는 국보 1호 숭례문이 화마에 스러지는 모습을 애타게 지켜봤던 국민들의 아픔을 치유하고, 숭례문 복원을 계기로 문화유산 보존의 중요성을 상기시키기 위해 이번 프로젝트를 기획했었다. 빌딩 숲으로부터 가려진 숭례문에, 하얀 캔버스를 침으로써 국보 1호의 가치를 새롭게 구현해낸다는 게 작업의 취지였다.

이번 프로젝트의 기획과 진행을 맡은 이진경 아트비즈&컨설팅 대표는 “국보 1호인 숭례문 뒷편에 대형 캔버스를 설치하는 작업이기 때문에 호주에서 특수지지대를 구해오는 등 총력을 다해 준비했는데 마지막 순간 지지대가 휘는 바람에 무위로 돌아갔다"며 “이 시대 쉽게 다시 할 수 없는 프로젝트라 무척 안타깝다"고 했다. 


이번 숭례문 프로젝트가 실패로 돌아감에 따라 작가는 준비 중인 다음 프로젝트를 앞당겨 시행할 계획이다. 나무 뒤에 흰 캔버스를 설치해 이를 촬영해온 작가 이명호는 뉴욕의 요시 밀로 갤러리, 성곡미술관, 대안공간 정미소 등에서 개인전을 가졌다. 또 서울시립미술관, 베니스비엔날레, 스페인 빌바오 공공미술프로젝트 등 다양한 국내외 단체전및 프로젝트에 참여해왔다. 특히 각종 나무를 주인공처럼 돋보이게 하는 일련의 퍼포먼스 사진은 미국과 유럽, 일본에서 큰 화제를 모으며 ‘새로운 발상을 보여주는 진일보한 사진 퍼포먼스’로 평가받고 있다.

작가는 일본의 한 기업인에게 의뢰받아 일본 전역의 벚꽃 나무들을 촬영하는 프로젝트 등 여러 퍼포먼스를 추진 중이다.

yr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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