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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과는 우리문화 그자체…세계인 입맛 사로잡겠다”
‘ 한과 명인’김규흔 신궁전통한과 대표
“2005년에 명인으로 지정됐습니다. 내가 가진 모든 지식을 후세에 전해야 한다는 사명감이 들더군요.”

경기도 포천 한가원에서 최근 만난 김규흔(59ㆍ신궁전통한과 대표) 명인은 담담하게 그러나 단호하게 말문을 열었다. 한가원은 김 명인이 지난 2008년 30억원의 사재를 털어 마련한 ‘한과 박물관’이다. ‘한과의 대중화와 세계화’라는 그의 꿈이 여기에 고스란히 담겼다.

김 명인은 “한과는 단순한 먹을거리가 아닌 문화 그 자체”라며 “반드시 후세에 계승돼야만 한다”고 말했다.

김 명인이 한가원에 한과의 역사와 유래, 종류, 제작과정 등을 살펴볼 수 있는 전시관과 교육관을 마련한 것은 그래서다. 서양과자에 입맛이 길들여진 아이들에게 한과의 맛과 의미를 알리고 싶었다.

2008년 프랑스 한국문화원에서 한과 시연을 하고 있는 김규흔 명인.                                                             [사진제공=한가원]

같은 차원에서 김 명인은 5년 전부터 ‘한과 문화 페스티벌’을 진행해오고 있다. 떡 카페나 전통찻집에 한과를 적극적으로 입점시키기도 했다. 그의 이런 노력은 2005년 1000억원 수준이던 한과시장을 2011년 2000억원 규모까지 성장시키는 원동력이 됐다.

한과의 세계화 역시 김 명인의 빼놓을 수 없는 과제다. 해외 40여개국을 돌며 외국의 과자를 연구한 김 명인은 이후 일본, 중국, 프랑스, 브라질, 모로코 등 여러 나라에서 ‘한과 시연회’를 여는 등 한과 홍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세계적인 요리학교 관계자들도 한과를 ‘과자가 아닌 약(藥)’이라고 극찬할 정도로 한과는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1981년 신궁전통한과의 문을 연 이후 반평생을 한과와 함께해 온 그는, 지금도 매일 새벽 작업장에 나가 손수 재료를 점검하고 한과를 만든다. 같은 재료라도 온도와 습도의 차이에 따라 맛이 달라지는 한과의 미묘한 특성을 그는 손끝으로 정확히 감지해낸다. 그가 만든 ‘명인 김규흔 한과’가 늘 일정한 맛과 품질을 유지하는 이유다.

김 명인은 “한과는 숨은 진주처럼 아직 그 진가가 드러나지 않은 우리나라의 보물”이라며 “후손들에게 전문적인 교육을 실시하고 전통한과를 학문적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슬기 기자/yesye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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