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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대 여대생부터 40대 부장님ㆍ50대 중년여성까지 전투식량 열풍, 왜?
[헤럴드경제=황혜진 기자ㆍ박사라 인턴기자]‘뽀글이‘,‘맛다시’,’맛스타‘, ‘군대리아’…

최근 군대 체험을 소재로 한 TV프로그램이 인기를 얻으면서 전투식량을 찾는 일반인이 크게 늘고 있다. 군대를 다녀온 남성 뿐만 아니라 학생 및 여성들에게까지 전투식량이 불티나게 팔려나가고 있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옥션은 지난 6월15일에서 7월15일 한달 동안 전투 식량 매출이 전년 대비 최고 220% 증가했다. 지난달 롯데수퍼에서는 판매 두 달만에 누적판매량 5만개를 돌파했다.

가장 인기있는 품목은 물을 부은 뒤 일정 시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물이 끓어 음식이 데워지는 ’발열팩‘ 이다. 현재 초고추장 비빔밥, 쇠고기 볶음밥 등 다양한 맛의 발열팩이 출시됐다. 햄버거 빵에 패티, 양상추 샐러드, 딸기잼을 조합해먹는 ’군대리아’ 제조법은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를 도배하고 있다.


전투식량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남성들에게는 추억을, 여성들에게는 호기심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고원애 건국대 소비자정보학과 교수는 “이전에는 군대가 남성들만의 문화였지만 최근 연예사병 문제가 대두되면서 사회 전체에 ’진짜‘ 군대문화에 대한 궁금증이 확산되기 시작했다”며 “그 중에서도 전투식량은 고된 군대생활을 가장 현실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며 전투식량의 인기를 분석했다. 40대 회사원 박모씨는 “하루하루 직장에서 치열하게 경쟁하면서 살다보니 군대의 끈끈한 동료애가 그립다”면서 “전투식량을 먹으면서 잠시나마 예전 추억을 떠올릴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여성들에겐 색다른 경험의 재미를 준다. 김하은(24ㆍ여ㆍ고려대) 씨는 “군대는 항상 얘기로만 들어왔는데 전투식량을 먹어보니 금녀(禁女)의 영역을 체험해본 기분이 들었다”면서 “먹어보니 일반 햄버거와는 색다른 맛이었다”고 전했다.

캠핑족 증가와 여름 휴가철시즌이라는 점도 전투식량 판매 증가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전투식량이 휴대성이 좋고 가격도 2000~3000원으로 저렴하기 때문이다.

산악회 회원인 김현옥(55ㆍ여ㆍ경기도 부천 거주)씨는 “주말 등산 모임마다 ‘발열도시락‘을 두세 개씩 챙긴다”며 “원래는 컵라면을 챙겼지만 전투식량이 부피도 적고 속도 든든해 바꿨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투식량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전투식량이 극한의 상황을 대비한 군인들에게 최적화된 식품이라 일반인에겐 식사대용으로 적합하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성인이 하루에 필요한 열량은 2000~2500㎉인데 전투식량 한 끼 열량이 하루 필요 열량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높기 때문이다. 또 영양성분이 고르게 포함되지 않고 고혈압 등 심혈관계 질환을 유발하는 나트륨이 과다포함돼있기 때문이다. 실제 한 발열 도시락(480g)의 경우 나트륨 함량이 1823㎎으로, 하루 나트륨 권장치의 91%에 달할 정도다.

최일숙 경희대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영양과잉 상태에 있는 현대인들에게는 고열량의 전투식량을 추천하고 싶지 않다“면서 “식사나 간식을 전투식량으로 자꾸 대체하다 보면 고혈압이나 비만 등 각종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환경호르몬을 유발할 수 있는 화학물질이 함유된 포장지나 일회용 발열제가 이용된다는 점도 우려를 사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관계자는 “환경호르몬은 안전기준을 지키는 게 중요하며 발열제로 쓰이는 생석회의 경우 안전 기준치를 넘지 않으면 인체에 무해하지만 기준치 범위를 넘어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hhj6386@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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