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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사람> “농촌 병충해 스마트폰 진단 시대 온다”
세계인명사전 등재…박동석·김정선 부부 연구관
미생물유전체 완전해독 프로젝트성공
과학화시스템 농사시작부터 적용해야


부부가 세계 3대 인명사전인 ‘마르퀴즈 후즈 후(Marquis Who’s Who in the world)’에 등재된다. 주인공은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박동석 연구관과 같은 기관 소속인 부인 김정선 연구관.

박 연구관은 대학 시절 미국의 한 과학자로부터 당시 생소했던 분자생물학을 배우는, 뜻밖의 기회를 얻는다. 이 사건이 농업 분야 유전자 분석 개발 연구자의 길을 걷게 되는 계기가 됐다고 그는 기억한다.

그가 많은 노력을 기울인 분야는 2000년 시작한 미생물 유전체 완전 해독 프로젝트였다. 완전 해독에는 4년6개월이 걸렸다. 박 연구관의 열정은 농작물에 병을 일으키는 미생물을 곧바로 찾아내는 진단 기술의 개발을 가능하게 했다.

그는 ‘생물정보학 기반의 새로운 분자 진단법 개발’이란 연구 업적으로 2011년 마르퀴즈후즈후에 등재됐다.


박 연구관의 연구는 여기에 끝나지 않았다. 올해 4월 패혈증 등 인체에 치명적인 합병증을 유발하는 녹농균을 신속 정확히 검출할 수 있는 진단 기술을 개발했다. 녹농균은 물ㆍ토양ㆍ식품ㆍ동식물 등에 존재하며 사람에게 심각한 질병을 일으키는 병원성 세균이다.

박 연구관이 개발한 기술은 녹농균의 게놈(유전체) 정보를 분석해 이 균의 유전자와 특이적으로 반응하는 진단용 DNA 프로브(Probeㆍ탐침자)를 만든 것이다.

이 진단용 DNA 프로브가 탑재된 유전자증폭(PCR) 장치에 물ㆍ토양ㆍ식품ㆍ동식물 등에서 추출한 시료를 넣고 반응시키면 프로브의 형광 반응을 통해 감염 여부를 진단하게 된다. 농진청은 이번에 개발한 진단 기술에 대해 특허 출원을 마친 상태다.

박 연구관은 “최근 녹농균의 다양한 변종이 보고되면서 정확한 진단법 및 민감도가 높은 검출 기술이 요구돼왔다”면서 “이번 진단 기술 개발로 녹농균에 대한 신속 정확한 검출은 물론 진단에 필요한 노동력, 비용, 시간 등도 크게 절약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부인 김 연구관은 내년 세계 인명사전에 등재될 예정이다. 특히 그의 아버지도 농진청에서 평생을 보낸 인물. 세포유전과에 근무 중이던 김 연구관은 아버지가 농업유전자관리과장 시절, 박 연구관과 인연을 맺게 된다. 아버지를 따라 농진청에 자주 갔던 김 연구관은 어린 시절부터 농작물에 많은 관심을 뒀다고 한다. 그는 결국 배추 정밀 유전 지도 구축을 통해 최초의 한국 주도형 게놈 프로젝트가 추진될 수 있는 초석을 마련했다.

김 연구관은 “가까운 시일 내 스마트폰으로 병충해를 진단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면서 “이제 농사를 시작하는 단계에서부터 과학화한 시스템이 적용돼야 한다. 우리 농업이 과학화된 모습으로 발전하는 데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동석 기자/dsch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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