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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한나, “지휘자 삶은 우주로 나가 새로운 행성 발견하는 기쁨”
첼리스트 장한나(31)가 지휘봉을 잡기 시작했을 때만해도 ‘과연, 얼마나 오래갈까’란 의구심의 시선이 없지 않았다. 장한나가 지휘자 데뷔 6년만에 중동의 석유 부국 카타르의 국립교향악단 카타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음악감독으로 다음달 취임한다. 지휘자로서의 실력을 해외 프로 교향악단으로부터 인정받은 것이다.

카타르 왕실이 국가를 대표하는 교향악단이 필요해 만든 카타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올해로 창단 5년째인 신생 교향악단이다. 장한나는 지난해 6월에 2주간 객원지휘자로서 이 교향악단과 호흡을 맞췄으며, 이번에 이집트, 그리스 출신 지휘자에 이어 제3대 지휘자로 취임해 2년간 활동한다.

장한나는 “카타르필이 세계적인 뮤지션이 필요해 런던, 파리 등에서 오디션을 거쳐 106명의 단원을 뽑았다. 경쟁률이 엄청 났더라”면서 “실력 기준으로 선발되어 가능성이 많다. 음악감독으로서 오케스트라가 음악적 정체성을 가지면서 음악적 가능성을 충부히 발휘될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그는 연 중 15주(110여일)을 카타르에서 보낼 예정이다. 또 노르웨이 트론드헤임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수석 객원 지휘자로서 3주를 노르웨이에서 보낸다.

장한나는 “처음 2007년 성남에서 청소년 연합 오케스트라를 이끌었을 때나 지금이나 한가지 믿는 게 있다면 진심은 통한다는 것이다”면서 “음악을 통해 진정한 영혼과 영혼, 마음과 마음이 만나면 허물지 못할 장벽이 없다. 솔직한 심정으로 단원과 함께 소통할 것”이라며 각오를 보였다.

9월21일 첫 연주 프로그램도 이미 정했다. 그는 “객원지휘자, 솔리스트까지 음악감독이 정해야해서 책임감이 따른다”라면서 “라벨의 ‘라 발스’, 베토벤의 ‘교향곡 7번’을 연주하는데, 7번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교향곡이기도 하고 성남에서 2007년 지휘자 데뷔했을 때 연주한 곡이어서 개인적으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스승인 미샤 마이스키와의 협연도 내년 1월에 예정돼 있다. 그는 “선생님이 너무 좋으시다고 하셨다”며 웃음을 터뜨리면서, “모든 첼로 연주를 저와 하고 싶다고 하셨다. 마이스키는 세계 최고시다. 요즘은 많은 연주자들이 누구 연주인 지 알기 힘들게 하는데, 간혹 튀게 하는 연주자가 있다. 연주에선 그게 필요하다. 강렬함, 개성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카타르행에 첼로는 함께 가지 않는다. 카타르 기후가 덥고 습해, 온도와 습도에 예민한 악기를 관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는 “첼리스트로서 아쉬움이 없다. 어느날 지휘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그 생각이 바뀐 적이 없다. 지휘자로서의 삶은 마치 우주로 나가 새로운 행성을 발견하는 것 같다. 항상 새로운 작품이 나를 기다리고 있는게 기쁘다”고 감격해했다.

출국 전 그가 2009년부터 지휘해 온 ‘앱솔루트클래식’의 다섯번째 시리즈가 오는 17일, 24일과 31일 3일간 경기도 성남시 분당의 성남아트센터 일대에서 열린다. 15일에는 장한나와 청중과의 대화의 시간이 마련된다. ‘오케스트라’를 주제로 드뷔시의 ‘목신의 오후 전주곡’ 라벨의 ‘다프니스와 클로에’, 슈트라우스의 ‘돈주앙’과 ‘틸 오일렌슈피겔의 유쾌한 장난’, 드보르작 교향곡 9번 ‘신세계로부터’, 레스피기의 ‘로마의 축제’ 등을 들려준다.

한지숙 기자/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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