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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융社 닮아가는 대부업체들
[헤럴드경제=이자영 기자]대출승인 거절, 혹은 법정최고한도 이자 적용, ‘모 아니면 도’였던 대부업계에 금리 차등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최고 금리를 인하하고 고객들의 신용등급에 따라 금리 체계를 29~39%로 세분화하면서 저축은행이나 캐피탈사 등 2금융과의 격차를 줄이고 있다.

5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최근 대형 대부업체들은 고객들의 신용등급에 따라 금리를 차등적으로 적용하고 있다. 기존에는 대부업체에서 돈을 빌리는 대부분의 채무자들이 법정상한선인 39%에 달하는 금리를 적용받는 것이 관행이었지만 점차 이같은 ‘흑백 논리’가 깨지고 다양한 금리를 적용받게 됐다.

대부업계 1위 업체인 러시앤캐시(아프로파이낸셜 그룹)는 약 100억원을 들여 고객 신용평가시스템인 CSS(Credit Scoring System)를 개발, 지난달부터 자체 스코어링을 통해 일부 고객에게 최고금리보다 10%p 인하한 연 29.9%금리를 적용하기로 했다. 이 금리는 다이렉트 채널의 신규 고객 중 우수한 신용등급으로 분류된 이들에게 적용되는 것으로, 러시앤캐시는 다이렉트 채널 고객의 약 30~35%, 전체의 15%가 혜택을 볼 것으로 전망했다. 나머지 고객들도 신용등급에 따라 29~39%까지 차등화된 금리를 적용받게 된다.

대부업체들이 ‘돈을 잘 갚는 고객을 골라내는’ 시스템, 즉 신용등급을 매기는 체계는 제도권 금융사와 크게 다르지 않다. 코리아크레딧뷰로(KCB)나 나이스신용평가 같은 외부 신용평가회사의 평가와 다중채무 유무, 연체율 등의 조건을 고려해 신용등급을 매긴다. 아직 신용등급에 따라 적용되는 금리가 금융사 만큼 여러단계로 차등화 된 수준은 아니지만 한 대부업계 관계자는 “점차 금리체계를 세분화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업계 5위 업체인 리드코프도 지난 2일 우수 고객을 대상으로 신용대출 최고금리를 38.8%에서 에서 10%p 낮춘 29%로 내린다고 밝혔다. 리드코프의 고객들 역시 종전에는 대부분이 39%에 달하는 금리를 적용받아 왔다. 리드코프 관계자는 “전화, 인터넷, 모바일을 통해 대출을 신청한 신규 고객 중 신용도가 우수한 20%가량이 혜택을 볼 것 같다”며 “리드코프도 업계 두번째로 최고금리를 인하함에 따라 대부업계도 신용도에 따라 대출금리를 차등화하는 합리적 금리체계가 정착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고금리의 일괄적 적용으로 ‘사채’나 ‘약탈적 금융’이란 비난을 면치 못했던 대부업체들은 이처럼 신용등급에 따른 금리 차등화와 함께 대출금리 인하를 단행하는 등 금융사의 모습을 닮아가며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nointeres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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