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 생생뉴스]KB금융지주가 지난 2008년부터 위기 극복 차원에서 자진 반납했던 임원 연봉을 모두 원상복귀한 것으로 확인됐다.
신한 우리 하나 등 타 금융지주사들도 과거 반납분을 1~2년 후 상향조정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최근 금융권에 불고있는 급여 반납 열풍이 ‘생색내기’ 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고 이데일리가 전했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어윤대 전 KB금융 회장은 퇴임 직전인 올 초 지주와 국민은행 등 계열사 임원 연봉 반납분을 모두 원상복귀 시켰다. 어 전 회장은 2010년 취임하면서 비용 절감을 위해 급여(기본급+성과급)를 15% 자진 반납했으며, 당시 임영록 사장과 민병덕 국민은행장 등 계열사 신규 임원들도 10%씩 줄였다. 기존 임원과 계열사 사장, 국민은행 부행장들은 2009년 급여를 10% 반납했지만 다음해 원상복귀 되지 않으면서 총 반납폭이 15%에 달했다.
하지만 이번 조치로 임영록 회장과 이건호 행장을 비롯한 KB금융 신규 임원들은 2010년 반납 이전 수준으로 연봉을 계약했다. 따라서 기본급에 단기성과급 등을 더하면 지난해보다 부행장은 약 1억원, 회장과 행장은 최대 수억원 가량 더 받을 것으로 추정된다.
향후 임원들이 연봉을 20% 이상 반납하지 않는다면 사실상 지난해 보다 10~15% 급여가 오르는 셈이다.
KB금융 평가보상위원회는 회장 급여를 반납하는 조정안을 검토중이지만 이번 조직개편에서 부사장 등 임원 수를 절반 가까이 줄이면서 상당한 비용절감 효과를 봤기 때문에 추가 조정에 나설지는 미지수다.
하나금융지주도 지난 2009년 금융위기 당시 김승유 회장, 김종열 사장, 김정태 은행장이 연봉 30%, 사외이사와 임원이 각각 10%씩을 반납했지만 2011년 원상복귀 시켰다. 김정태 회장은 최근 경영진 기본급여의 20~30%를 다시 반납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우리금융지주도 금융위기 때 이팔성 회장 등 임원들은 급여의 20%, 지점장급은 10%를 반납했다가 이듬해 실적 회복을 기점으로 원상복귀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금융은 최근 본점 임원의 업무추진비만 20% 반납했다.
신한금융지주도 지난 2008년 말 라응찬 회장과 이백순 행장 등 신한금융 계열사 CEO들이 스톡옵션(주식매수청구권)을 포함해 총 보수의 30%, 주요 그룹사 CEO 보수 20%를 반납했다가 2011년 사상최대 순익을 거두면서 반납폭을 10%씩 줄였다. 현재 신한은 한동우 회장과 서진원 행장은 20% 반납한 보수를 유지하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경영진들이 위기에 대응하는 자구노력을 꾸준히 보이기 위해서는 일시적인 급여반납 방식 대신 성과급 수준 자체를 낮추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금융권 관계자는 “사회적 여론이 좋지 않을 때에만 급여 반납했다가 슬그머니 원상복귀 시키는 것은 보여주기식에 불과하다”라며 “금융지주 회장 등 등기이사들이 받는 연봉을 투명하게 공시해야 고액연봉 논란이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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