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최진성 기자]#. 최근 육아휴직을 마치고 직장에 복귀한 신모(34ㆍ여)씨. 수개월간 비워있던 급여통장에 다시 월급이 채워지기 시작했다. 새로 생긴 수입에 흐뭇해하면서도 살림을 꾸려나갈 생각에 곧바로 A은행으로 달려갔다. 신씨는 고금리를 준다는 재형저축 적금을 문의하다 고민에 빠졌다. 변동금리로 가입하면 3년간 최고 연 4.5%의 고금리를 받을 수 있지만, 4년 뒤에 책정되는 금리를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연 3.5%의 고정금리로 7년간 묶여있자니 나중에 후회할 일이 생길 것 같은 불안감이 밀려온다. 고민 끝에 변동금리로 가입하긴 했지만 찜찜한 마음은 떨쳐버릴 수 없다.
고정금리형 재형저축적금이 출시되면서 재형저축에 대한 관심이 되살아나고 있다. 고정금리형 재형저축적금은 변동금리형(3년 고정금리+4년 변동금리)과 달리 7년간 같은 금리가 적용된다. 현재 KB국민, 우리, 신한, 하나, IBK기업, NH농협, 부산, 대구, 경남 등 9개 은행에서 고정금리형 재형저축적금을 판매하고 있다.
고객의 선택 폭은 넓어졌지만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다. 고정금리형에 가입해도 미래에 금리가 오를 경우 그만큼 이자를 덜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변동금리형 역시 지금은 고금리를 받지만 은행들이 현재의 손실분을 만회하기 위해 향후 금리를 크게 떨어뜨릴 여지가 크다.
재형저축은 한번 가입하면 적어도 7년은 돈을 묶어둬야 하기 때문에 신씨처럼 고민하는 고객들이 적지 않다. 은행에서 추산한 금리별 원리금 시뮬레이션<표 참조>을 참고해 고민을 덜어보자. 단 일정한 조건에서 계산된 원리금으로, 맹신하는 것은 금물이다.
▶고정금리 VS 변동금리= 결론부터 말하면 변동금리형보다 고정금리형이 이자가 더 높다. 우선 월 100만원씩 연 3.5%의 고정금리형 재형저축적금에 가입할 경우 7년 뒤 이자(이하 세후)는 1026만6700원을 받게 된다. 원금은 8400만원이다.
계산 방법은 월 불입액에 약정된 금리를 곱하는 식이다. 연간(12개월) 기준으로 남아있는 불입 기간이 적을수록 이자도 적게 붙는다. 가령 첫달에 100만원을 넣었다면 첫달 이자는 100만원X3.5%로 받지만, 두번째 달에는 100만원X11/ 12X3.5%로 계산된다.
같은 방식으로 월 100만원씩 변동금리형 재형저축적금에 넣는다고 가정하자. 금리 조건을 ▷3년 연 4.5%-4년 후 연 2.0%로 설정하면 723만4700원의 이자를 받는다. 고정금리형과 무려 300만원이나 차이가 난다.
변동금리를 ▷3년 연 4.5%-4년 후 연 2.5%로 변경하면 이자는 842만7800원, ▷3년 연 4.5%-4년 후 연 3.0%로 올리면 이자는 962만800원을 받는다. 여전히 고정금리형보다 이자가 낮다. 결국 ▷3년 연 4.5%-4년 후 연 3.5%까지 금리를 올려야 고정금리형보다 60여만원 더 많은 이자를 받을 수 있다.
물론 변동금리형 재형저축적금의 경우 4년 뒤부터 1년마다 금리가 책정되기 때문에 4년 동안 같은 금리가 적용된다고 보긴 어렵다. 다만 은행이 손해보는 장사를 하지 않는 점을 감안하면 변동금리를 고정금리형 재형저축적금 수준까지 올리는데 한계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저소득층 전용 고금리 적금=재형저축이 근로자의 목돈 마련을 위한 상품이지만, 최소 7년을 묻어둬야 한다는 점에서 저소득층이 이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그렇다면 ‘사회소외계층 전용 고금리 적금상품’을 주목해보자.
비과세 혜택은 없지만 1년 만기 상품에 재형저축보다 기본금리가 높고, 만기해지만 하면 우대금리를 제공해 최고 연 7.5%까지 금리를 받을 수 있다. 현재 국민, 우리, 신한, 기업, 외환, 부산, 대구, 경남 등 8개 은행에서 판매하고 있으며,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이 최고 연 7.5%를 제공한다.
최근 재형저축에 가입할 수 없는 사회소외계층을 배려하기 위해 가입자격을 확대했다. 기존 기초생활수급자, 소년소녀가장, 북한이탈주민, 결혼이민여성 외에 근로장려금수급자, 한부모가족지원 보호대상자 등도 이용할 수 있다. 또 납입 한도를 기존 월 30만원에서 월 50만원을 늘렸다. 지난 4월 말 현재 2만9000좌가 개설돼 301억5000만원이 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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