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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상한 장마’…반쪽· 야행성· 마른장마에 최장까지
[헤럴드경제=육성연 기자]‘반쪽 장마, 마른 장마, 거꾸로 장마…’ 올해 장마에는 이례적인 이름들이 줄지어 붙여졌다.

시작부터 이상했던 장마가 다음주 초까지 장맛비가 예상되면서 이제는 최장기록까지 세우게 됐다.

▶거꾸로 장마=올해 장마는 시작부터 이상했다.

장마 초기에는 주로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비가 집중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올해는 제주도가 아닌 중부지방부터 장맛비가 뿌려져 이른바 ‘거꾸로 장마'가 시작됐다.

이같은 현상은 1981년 이후 32년만의 일이다.

▶마른 장마=이후 장마는 장마철이라고 하긴엔 너무도 따가운 햇볕만 내리쬐는 ‘마른 장마'로 돌변했다.

좀처럼 비가 오지않는 ‘마른 장마‘는 6월 중순이후부터 한동안 나타났다.

당시 기상청 관계자는 “장마전선이 제주도 남쪽 해상에 위치하면서 내륙 지역에서는 장맛비는 소강상태에 들겠다.”고 설명했다.


▶반쪽 장마=중부지방에서 다시 비를 뿌리기 시작한 장마는 이어 ‘반쪽 장마' 로 바뀌었다.

마치 허리띠를 두른 듯 장마가 좁은 지역에 집중되면서 중부와 남부에는 극과 극의 날씨가 나타난 것.

연일 중부에는 호우특보가 남부에는 폭염특보가 이어졌다.

장마 시작 이후 중부엔 최고 1000 mm가 넘는 물폭탄이 떨어진 반면 남부지방은 폭염이 기승을 부리면서 폭염경보에 연이은 열대야로 몸살을 앓았다.

지난 10일, 대구와 경북 남부에는 올해 첫 폭염 경보가 내려지며 남부지방은 이후에도 연일 평년에 비해 무려 5-8도 가량 높은 기온을 보였다.

▶야행성 장마=올해 장마는 주로 밤에 나타나 폭우를 뿌리는 ‘야행성’의 특징도 보였다.

주로 새벽부터 오전 사이에 큰비가 내리고 오후부터 저녁까지는 소강상태를 보인 것.

이 야행성 장마는 변덕스러운 기질까지 보이며 곳곳에 기습 폭우를 뿌려댔다.

현재 장마는 북한에서 남해안까지 빠르게 오가며 불과 서너시간만에 강원 영서지방에서 60km 떨어진 전남 지방까지 날아가 장대비를 쏟아내기도 했다.

지난 29일 역시 기상청은 북한지방에서 남하하는 장마전선을 보고 새벽에 중부지방의 폭우를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남부인 전북지방을 강타햇다.

최근 북쪽 찬 공기가 한반도 쪽으로 더욱 깊숙하게 들쑥날쑥하면서, 장맛비는 남쪽에 내렸다 북쪽에 내렸다 요동을 치고 있다.

▶역대 최장 장마=이상한 올해 장마는 기상청 관측이래 가장 긴 장마기록까지 세우며 마무리하게 됐다.

기상청이 30일 오전 6시 발표한 주간예보에 따르면 다음달 1~2일은 장마전선이 남북으로 오르내리면서 전국에 비가 오는 곳이 많겠고, 4~6일은 장마전선이 북한지방에 위치하면서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비가 오겠다.

이에 따라 중부지방에는 8월 6일(화요일)까지 장맛비가 예보되면서 올해 장마는 무려 50일이 넘는 기간을 기록하게 됐다.

이는 기상청이 장마 기간을 공식 기록한 1973년 이래 가장 긴 ‘장수(長壽) 장마’이며, 가장 긴 장마는 1974년과 1980년에 세워진 45일이다.

올해 장마는 평년보다 빠른 지난달 17일부터 시작되면서 유난히 장마가 길어졌다.

기상청 관계자는 “올여름 이례적으로 요동치는 시베리아 북풍이 북태평양고기압을 계속 찍어 누를 경우 8월초까지 장마전선이 한반도에 묶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gorgeou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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