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엔 부처공무원들이 점심을 해결을 위해 식당으로 삼삼오오 몰려 북새통을 이뤘지만 이날 기자가 방문한 식당들은 대부분 파리만 날렸다. 그나마 과천에서 맛집으로 소문났던 일부 유명 식당들만 테이블을 절반가량 채울 뿐이다.
손님이 뚝 끊기면서 식당 매출은 40~50%가량 곤두박질쳤다고 한다. 최근 이곳 80㎡ 규모 식당을 권리금 없이 내놓은 이 모씨는 “2년 전엔 점심에만 손님이 200명씩 몰려들어 북새통을 이뤘는데 요즘은 50명 채우기도 힘들다”고 하소연했다.
종합청사가 떠난 과천 공공청사엔 미래창조과학부(770명)와 방송통신위원회(200명), 정부통합콜센터(500명) 등이 대신 들어섰다. 내년 부턴 방위사업청(2027명), 서울지방교정청(60명) 등이 추가 입주한다. 하지만 공공기관의 입주에도 불구하고 침체된 과천 상권을 살리기엔 역부족이라는 게 과천일대 공인중개사의 설명이다.
FR인베스트먼트에 따르면 과천청사 지하철역 인근 식당가의 1층 82.5㎡짜리 식당 권리금은 작년 초 5000만~1억2000만원에서 최근엔 3000만~6500만원선으로 반토막났다. 80㎡이하 중소형 점포 매물중엔 아예 권리금이 없는 곳도 많다. 과청에서 점포를 중개하는 한 공인중개사는 “140㎡ 이상 대형 점포의 공실률이 10%에 달한다”며 “(불황 탓으로) 분위기가 안 좋아져 상점 주인들에게 말 붙이기도 무섭다”고 털어놨다.
버블세븐으로 통하던 과천일대 아파트도 반값 신세인 것은 마찬가지다. 연일 전셋값만 치솟을뿐 매맷가는 버블세븐 시절의 절반 수준을 넘지 못하고 있다. 최근 과천 전세값 상승률이 수도권 1위(0.57%)를 차지했다는 KB국민은행의 발표 소식에도 불구하고 주택 거래는 거의 전무한 실정이다. 사실상 집값이 회복될 것이란 희망도 사라진지 오래다.
실제로 한 과천의 아파트 매맷값 변동률은 2010년 -5.52%, 2011년 -7.97%, 2012년 -11.27%로 3년 연속 가파르게 내려갔다. 4.1 대책 발표 직후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에 힘입어 올 상반기 집값이 0.86% 올랐지만 5월 말 이후 재차 평균 -0.06% 하락했다. 매매거래도 4월대비 30% 수준으로 곤두박질쳤다.
이는 집값 상승기대를 접은 공공기관 종사자 등 신규 입주 수요가 전세로만 몰린 탓이 크다는 분석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과천 일대에서 영업중인 공인중개업소 118곳 가운데 상당수가 몇 달 째 거래절벽 상태에 빠지는 등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다. 임대료를 감당할 수 없어 문을 닫거나 업종을 전환하는 중개사무소가 속출하고 있다. 별양동 A공인 관계자는 “지난달 인근 공인중개사 한 곳이 문을 닫았는데 남일이 아니다”라며 혀를 찼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리서치자문팀장은 “과천 종합청사가 이전한지 반년이 흘렀지만 전반적인 불황에다 과천 주택시장의 키를 쥔 재건축 시장조차 침체를 겪고 있다”며 “주거환경 등 기본 환경은 우수하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론 좋아지겠지만 과천 부동산 시장의 단기적인 조정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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