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최근 ‘죽는 소리’하며 수익 급감에 따른 보완 조치로 금융 수수료 현실화를 주장하고 있는 것과 비교할 때 국민들로선 황당할 수 있다. 여건이 좋을 땐 ‘연봉 잔치’를 벌이더니, 어려우니까 고객들 주머니 흔들려는게 아니냐는 소리가 나올 법하기 때문이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5개 주요은행(신한ㆍKBㆍ하나ㆍ우리ㆍ외환)들의 평균 연봉 추이를 분석한 결과, 글로벌 금융위기를 치른 2009년에서 2010년으로 넘어갈 땐 60만원 정도 증가했다가 이듬해엔 500만원이 늘면서 상승폭이 커졌고, 2012년엔 이보다 훨씬 큰 1700만원 가량이 늘었다. 3년간 평균 750만원씩 늘어난 셈이다. 이들 은행의 평균 연봉은 2009년과 2010년엔 각각 5500만원, 5600만원 수준이었다가 2011년엔 6100만원으로 올랐고, 지난해엔 7800만원으로 급등했다.
3년새 연봉이 가장 많이 오른 곳은 외환은행으로 무려 3000만원이 늘었다. 그 다음은 하나(2400만원), KB(2100만원), 신한(1900만원), 우리(1800만원) 순이다. 지난해 외환은행의 평균연봉은 9000만원으로 남자직원은 1억2000만원을 넘는다. 특히 남직원 연봉은 작년보다 3600만원이 증가했다.
이런 가운데 올해도 은행권의 임금 인상 논의가 한창이다. 금융노조 측은 각 은행에 정규직과 비정규직 임금을 각각 8.1%, 16.2%씩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사측은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실적으로 난항을 겪는 경영 여건을 감안할 때 임금 동결이 불가피하다며 맞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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