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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용만 회장의 ‘별난 예술경영’…콘서트 진행 · 해설서 기획까지…
‘대본없는 사회’로 직원과 소통
국립오페라단 후원회장도 맡아


지난달 20일 서울 동대문구 두산타워 9층 두산웨이(way)홀에 낯익은 예술가들이 한무대에 섰다. 성악가 임선혜, 발레리나 김주원,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인 노영심 씨였다. 자신의 분야에서 최고의 자리에 오른 것뿐만 아니라 대중적 인기까지 누리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사실 각자 활동하는 분야가 전혀 다른 이들이 한무대에 서는 것은 ‘의외’의 일이었다. 이 ‘의외’의 조합을 만들어낸 주인공은 바로 박용만<사진> 두산그룹 회장이다.

박 회장은 지난 3월부터 임직원과 가족을 대상으로 하는 ‘박용만 회장과 함께하는 콘서트’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3월 ‘봄을 맞는 저녁’이라는 제목으로 처음 열린 사내콘서트는 지난 6월 20일 ‘여름 콘서트’라는 이름으로 2회를 맞았다.

박 회장은 1회에 이어 2회에도 사회자로 나섰다. 주목할 만한 것은 단순히 축하 인사를 건네거나 대본을 따라 읽는 ‘진행’이 아닌 곡에 대한 해설까지 곁들이는 ‘공연 해설가’의 역할까지 한다는 점이다. 공연에 참석했던 두산 직원에 따르면 “대본을 잘 보지 않고 ‘애드리브’로 진행하는 때도 많았다. 회장님 본인이 일단 곡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여름 콘서트’에서는 공연 기획자의 모습도 보였다. 임선혜, 김주원, 노영심 씨를 한무대에 초대하고 ‘Nocturne by 3 Artists’라는 부제로 공연을 진행하게 된 것은 모두 박 회장의 아이디어였다.

실제로 그는 콘서트에서 “각각 다른 분야에서 큰 재능을 발휘하는 세 명이 함께 무대를 이루면 센세이셔널한 작품이 되겠다고 생각해 오늘 특별히 이 자리를 만들었다”고 취지를 밝히기도 했다.

박 회장의 ‘예술 사랑’은 회사 밖에서도 계속된다. 실제로 세아제강 고(故) 이운형 회장의 뒤를 이어 지난 12일 국립오페라단의 새 후원회장으로 취임했다. 지난해부터는 정동극장 이사장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보스턴대학 한국 총동문회장을 맡고 있는 그는 동문회 주최 봉사음악회에도 꾸준히 참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사내콘서트는 박 회장과 직원들이 예술을 매개로 소통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는 평가다. 박 회장은 공연을 통해 직원들에게 경영 방침을 전달하기도 한다. 그는 여름콘서트에서 “아티스트들은 천부적으로 타고 나야 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근성 있게 노력해야 세계적인 거장이 된다”며 “회사에서는 ‘버티는 근성’이 아닌 ‘현명하게 준비하는 근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수진 기자/sjp1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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