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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몸사린 北 전승절...주연은 핵가방, 김정은은 조연에 그쳐
[헤럴드경제 =원호연 기자] 27일 전승절 60주년을 맞아 치러진 북한의 열병식에는 신형 미사일도, 정전체제를 부정하는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육성 연설도 없었다. 가뜩이나 불편한 중국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기 위해 몸을 사린 모습이다. 하지만 처음으로 핵배낭 부대를 선보이면서 핵 능력을 보유했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핵이 ‘주연’, 김 위원장은 ‘조연’이었던 셈이다.

당초 정전협정 체결 60주년을 맞은 이번 열병식은 대대적인 무력을 과시하는 과시하는 장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이미 공개된 ‘KN-08’과 ‘무수단’ 미사일 외에 사거리나 탄두중량을 늘린 신형 미사일을 공개할지도 모른다는 우려도 있었다. 그러나 신형 미사일 공개는 없었다.

대신 이날 열병식에서 가장 눈에 띄는 주연은 방사능 표식이 부착된 배낭을 맨 부대였다. 실전에 사용할 수 있는 핵배낭으로 판단하기는 어렵지만, 핵 능력을 보유했다는 자신감을 과시하려는 의도가 분명했다.

핵운반 수간인 신형 미사일 대신 핵 자체를 보여준 것은 미국을 더이상 자극하지 않으면서도 대내적으로는 ‘핵 무력과 경제발전 병진노선’이 차근차근 진행되고 있음을 과시하기 위한 절묘한 선택이라는 분석이다.

40년 만에 열린 전승절 열병식이니만큼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연단에 서서 정전협정의 무효와 평화체제로의 전환을 미국에 요구할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최룡해 인민군 총정치국장이 대신 나섰다.

그는 “경제문화 건설과 인민생활 향상을 초미의 과제로 내세우는 우리에게 평화적 환경은 더없이 귀중하다”면서 “평화를 바란다면 전쟁에 준비되어야 한다”고 말해, 역시 직접 핵을언급하지는 않았다.

김 위원장은 시진핑 국가 주석의 특사 자격으로 방북한 리위안차오 국가부주석과 나란히 서 최 국장의 연설을 들었을 뿐이다.

김 위원장에게 비핵화의 중요성을 강조한 중국에게 한껏 몸을 숙인 셈이다.

그러나 케이티 오 미국 브루킹스 연구소 선임 연구원은 CNN 보도를 통해 이번 열병식이 보여준 부드러운 모습에 대해 “자주 있는 패턴일 뿐 새로운 것은 아니다”라고 평가 절하했다. 북한의 돌출 행동에 뿔난 중국의 마음을 돌리기 위한 임시방편일 뿐, 핵 문제에 있어 진정성 있는 태도 변화로는 보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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