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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5분만에 레인부츠 1만세트가...구멍 난 하늘? 홈쇼핑엔 대목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서울에 시간당 30㎜ 넘는 폭우가 쏟아진 지난 23일 오전, CJ오쇼핑엔 탄성이 흘렀다. 생방송 중이던 ‘브레라’ 레인부츠가 방송 시작 35분만에 1만세트 이상 팔려나가며 패션 잡화 부문 올해 기록을 갈아치웠기 때문. 이전 최고 기록은 폭설이 내린 지난 1월 ‘피오루치’ 양털 롱부츠가 세운 7400세트였다. CJ오쇼핑 측은 “평균 30분간 패션 잡화 매출이 2000여개인 걸 감안하면 이번 레인부츠 판매는 평균의 5배 이상을 기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궂은 장마에도 홈쇼핑 업계는 활짝 웃고 있다. 비는 소비자들이 외출하는 데 발목을 잡지만, 홈쇼핑엔 매출 상승의 호재다. 비가 내리는 날은 맑은 날보다 매출이 15~30%씩 증가한다. 전국에 장맛비가 이어진 7월 1일~7일까지 CJ오쇼핑 주문 금액을 분석한 결과, 전년 동기 대비 약 1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장마 시작 전인 6월 24일~30일까지 일주일 간 주문 금액과 비교해봐도 15% 가량 증가한 수치다. 업계에 “날씨가 최고의 마케터”라는 말이 진리처럼 받아들여지는 이유다. 


장마시즌이 대목인 만큼 편성 전쟁도 치열하다. CJ오쇼핑의 ‘브레라’ 레인부츠 방송은 긴급 편성에 가까웠다. 통상 방송 편성은 2주 전 결정되지만, 이번엔 비 소식이 있다는 예보에 맞춰 지난 19일 급히 방송에 끼워넣었다.

신희권 CJ오쇼핑 편성팀장은 “비가 오는 날엔 레인부츠, 제습기 등 장마 관련 용품이 매출 상승을 견인해 급히 편성했다“며 ”특히 브레라 레인부츠가 편성된 오전 9시 30분은 홈쇼핑 주 시청자가 30대 여성층으로, 고가 가전보다 패션이나 뷰티 등 고객이 자신을 위해 바로 구매를 결정할 수 있는 제품이 주로 판매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GS샵도 폭우가 쏟아진 23일 오전 방송에서 10억원대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대박을 냈다. ‘유난희의 리얼스토리’ 시간에 스튜디오 보니 엠버 티셔츠, 해리메이슨 세라믹워치, 로보 리얼 스페인 무스탕, 모르간 양가죽 골드장식 샌들 등을 방송해 80분 동안 1만점, 13억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김수택 GS샵 편성전략팀 부장은 “일반적으로 황사, 장마, 폭염, 태풍, 폭설 등은 외출 인구를 줄이기 때문에 TV홈쇼핑의 매출을 늘릴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며 “보통의 경우 악천후가 시작되면 TV홈쇼핑의 매출은 5~10% 높아진다”고 했다.

GS샵은 변덕스러운 날씨에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해 편성 전략 세분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특히 장마는 본격적인 무더위와 휴가 등 여름 비수기를 앞두고 온라인 유통 업체들이 반짝 특수를 누릴 수 있는 중요한 시기로 판단하고 있다. GS샵 관계자는 “상품과 생방송 인력을 ‘써니(sunny)군’과 ‘레이니(rainy)’군으로 나눴다”며 “‘써니군’엔 맑고 더운 날 많이 판매되는 캠핑용품, 제모기, 썬스프레이, 에어컨이 들어간다. ‘레이니군’은 비와 관련된 제습기, 레인부츠 등이 대표적인 상품”이라고 했다.

통상 1개의 상품에는 1개 생방송팀(쇼핑호스트, PD 등)을 운영하지만 최근엔 한 상품에 2개 생방송팀을 운영, 날씨에 따라 1일 2회 같은 상품을 방송할 때를 대비하고 있다고 GS샵은 전했다.

홍성원 기자/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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