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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우인터, 역경 이겨낸 13년간의 결실…미얀마 가스전 본격 생산 돌입

2000년부터 개발…6월 생산 개시 후 7월부터 중국에 본격 판매
내년 하반기부터 日 5억cf로 증산…향후 25~30년간 생산 가능

연 수익 3000억~4000억…무역서 자원개발로 수익중심축 전환
워크아웃ㆍ단독 시추 등 어려운 여건 딛고 도전정신으로 성공



[짝퓨(미얀마)=신상윤 기자]지난 16일 미얀마 북서부 해상 벵골만에 위치한 쉐(Shwe) 플랫폼. 해수면에서 110m 높이로 비스듬히 솟은 플레어 타워(flare towerㆍ석유나 천연가스 채취장에서 폐가스를 태우는 소각 장치)에서는 성화 같은 불길이 계속 치솟아 올랐다. 본격적으로 천연가스가 생산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장관이었다.

현장에서 만난 주시보 대우인터내셔널 전무(해외생산본부장)은 “중국 측 가스관에 가스가 아직 비어 있어 7000cf(ft³ㆍ입방피트) 밖에 보내지 못 해 남는 가스를 태우고 있다”며 “생산이 본 궤도에 들어서면 플레어 타워의 불길도 점차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플랫폼 한 가운데 위치한 해발 110m 높이의 데릭(derrick) 기중기는 마치 중심을 잡아주는 동물의 척추처럼 강인해 보였다. 이 곳에는 척수처럼 생산정들이 해저로 뻗어있다. 이 중 11개를 통해 해저로부터 가스를 끌어올리게 된다. 주 전무는 “시추 과정에서 발생된 콘덴세이트(condensateㆍ특경질원유)는 현재 기술로는 경제성이 부족해 주입정 1개를 통해 다시 가스전으로 투입할 예정˝고 전했다. 

 

미얀마 북서부 해상 벵골만에 위치한 대우인터내셔널 쉐(Shwe) 플랫폼. 이 곳에서는 해저 가스전에서 천연가스를 끌어올려 하루 5억cf(입방피트)를 생산, 가스관을 통해 110㎞ 가량 떨어진 짝퓨(Kyauk Phyu) 육상 가스터미널을 거쳐 중국으로 가스를 판매한다. 불길이 치솟아 있는 곳이 폐가스를 태우는 플레어 타워(flare tower). 짝퓨(미얀마)=신상윤 기자/ken@heraldcorp.com


대우인터내셔널(047050)이 2000년부터 시작한 미얀마 가스전 사업의 탐사ㆍ개발 등 각종 과정을 마치고 본격적인 생산 단계에 진입했다. 워크아웃 등 13년간 각종 굴곡을 이겨낸 집념이 결실을 보게 된 것이다.

21일 대우인터내셔널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미야(Mya) 가스전에서 생산이 개시된 천연가스가 이달 15일 가스관으로 주입, 본격적으로 판매되기 시작했다.

해저 생산설비에서 뽑아 올린 가스는 쉐 플랫폼에서 정제 처리된 후 해저 가스관을 거쳐 110㎞ 가량 떨어진 미얀마 서부 해안 람리(Ramree)섬 짝퓨(Kyauk Phyu)에 위치한 육상 가스터미널로 이동한다.

이렇게 모인 가스는 미얀마와 중국 내륙의 육상 가스관을 거쳐 중국 국영석유회사인 CNPC의 자회사 CNUOC에 판매된다. 대우인터내셔널은 향후 개발 중인 인근 쉐ㆍ쉐퓨(Shwe Phyu) 가스전에서도 가스를 뽑아낼 계획이다.

대우인터내셔널은 하루 2억cf를 시작으로, 내년 하반기까지 가스 생산량을 하루 5억cf(환산 시 원유 9만배럴ㆍLNG 1만t)로 늘릴 계획이다. 이 지역 3개 가스전(쉐ㆍ쉐퓨ㆍ미야)의 가채매장량은 총 4조5000억cf(환산 시 원유 8억1000만배럴ㆍLNG 9000만t)로 향후 25~30년 간 가스를 생산할 수 있다. 이는 국내 천연가스 소비량(약 1조5000억cf)의 3년 치에 해당한다.


해당 사업을 통해 대우인터내셔널은 가스 생산 기간 동안 지난해(1250억원)의 두 배가 넘는 연 평균 3000억~4000억 원의 세전 이익이 예상된다. 이에 따라 세전 이익 중 자원개발의 비중은 지난해 27%에서 2017년에는 66%로 확대, 수익 중심축이 무역에서 자원개발로 전환될 것으로 대우인터내셔널은 전망하고 있다. 현재 대우인터내셔널은 해외 각지에서 석유 개발, 광물 등 총 15개 자원개발 사업을 추진 중이다.

특히 미얀마 가스전 사업은 투자 등 각종 어려운 여건을 극복하고, 도전 정신으로 이뤄낸 쾌거다. 워크아웃(2003년 졸업) 중임에도 사업을 개시했고, 2003년 탐사 과정에서 공동 참여사인 인도 회사들이 도중에 철수했지만 인도 업체들 지분을 떠안는 부담 속에 과감히 단독 측면시추를 감행, 2004년 쉐 가스전 탐사에 성공했다. 물론 투자비도 2조원(총 투자비 4조5000억원)이나 소요됐다.

2003년 당시 미얀마에서 탐사를 진두 지휘했던 양수영 대우인터내셔널 부사장(자원개발부문장)은 “모든 역경을 이겨내고 회사의 숙원 사업인 미얀마 가스전이 생산을 시작하게 돼 감격스럽다”고 말했다.

대우인터내셔널의 미얀마 가스전 사업은 우리나라의 독자적인 기술력과 노하우가 빚어낸 해외 석유ㆍ가스 개발의 모범사례이자 새로운 이정표다. 대우인터내셔널은 2000년 미얀마 정부로부터 탐사권을 획득하여 탐사, 개발 과정을 거쳐 현재의 생산단계에 진입하기까지 운영권자로서 참여한 우리나라 유일무이한 기업이 됐다. 


또 3개(쉐ㆍ쉐퓨ㆍ미야) 가스전의 총 매장량은 4조5000억cf로서 이는 지난 30년간 우리나라 석유ㆍ가스회사들이 해외에서 발견한 석유ㆍ가스전 중 최대 규모다. 더불어 생산플랫폼, 해저ㆍ육상 가스관, 육상 가스터미널 등 가스 시설물을 국내 기업인 현대중공업이 EPCIC(설계, 구매, 제작, 운송, 설치)업체로서 일괄 제작한 것도, 우리나라 해외 석유ㆍ가스 개발의 모범사례로 관련 업계에서는 받아들이고 있다.

미얀마 가스전 사업은 컨트리 마케팅(Country Marketing)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다. 1991년부터 시작된 미국의 경제 제재로 인해 미얀마에 진출한 외국 기업이 철수하기 시작했지만, 미얀마의 어려운 현실을 외면하지 않고 남아 있던 기업이 바로 대우인터내셔널이었다.

대우인터내셔널은 1990년대 봉제ㆍ합판공장, 중장비판매법인 등을 운영하며 고용 창출 등을 통해 미얀마 지역사회 발전에 공헌했고, 이를통해 미얀마 정부와 우호적인 관계와 신뢰를 쌓아 탐사권을 획득할 수 있었다. 


대우인터내셔널은 미얀마 가스전 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추가 석유ㆍ가스 개발에도 나서고 있다. 2011년 9월 우리 정부로부터 국내 대륙붕 6-1 해저광구 남부지역에 대한 탐사권을 획득하고, 현재 운영권자로서 한국석유공사와 함께 탐사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호주 최대 석유개발회사인 우드사이드(Woodside)로부터 탐사권을 갖고 있는 미얀마 AD-7 심해광구에 대한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또 미얀마 육상광구 탐사에도 나서 지난 4월 내륙 중부 RSF-7 및 MOGE-8 광구에 대한 조사와 탐사 권리를 확보했다.

이동희 대우인터내셔널 부회장은 “미얀마 가스전은 종합상사 특유의 승부사적 경영 판단과 노력이 없었다면 성공하기 힘든 프로젝트였다”며 “개방과 개혁에 나선 미얀마가 전 세계에서 가장 유망한 시장으로 부각되고 있는 지금 그 가치가 더 높게 평가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짝퓨(미얀마)=신상윤 기자/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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