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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T기업들 ‘여름드레스코드’ 보면 경영방향 보인다
SI 3사 중 SDS ‘품위’, C&C ‘개성’, CNS ‘실용’ 강조



기업에 있어 여름은 상반기 종료와 동시에 하반기 시작을 의미하는 중요한 계절이다. 여름철 시행되는 기업의 복장정책은 업무 집중도와 성과에 직결돼 많은 대기업들이 신경을 쓰는 부분이다. 국내 대표적인 대기업 계열 SI(시스템통합) 3사 삼성SDS, SK C&C, LG CNS는 이번 여름을 맞아 직원들 복장에 변화를 줬다. 사실상 올해부터 전적으로 해외에서 승부를 봐야 하는 가운데, 연말 실적 윤곽이 드러날 하반기 도입부터 조직 분위기를 다잡기 위한 경영진의 판단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그 안에서도 각사의 특성에 따라 복장문화가 모두 달라 눈길을 끈다.

▶SDS “시간ㆍ장소에 맞게 품위 지켜라”=삼성SDS는 2008년부터 시작했던 자율복장 체제에서 지난 1일부터 TPO(시간ㆍ장소ㆍ상황)에 맞는 비즈니스캐주얼로 복장을 통일했다. 이에 따라 그동안 직군 구분 없이 자유롭게 입을 수 있었던 청바지나 라운드 티셔츠는 입을 수 없게 됐다. 개발, 디자인, R&D 인력은 청바지는 가능하지만 깃 있는 셔츠를 입어야 한다. 스태프, 영업, 컨설팅 조직은 청바지 착용을 금하고 면바지와 정장바지, 깃 있는 티셔츠 및 셔츠를 입도록 바꿨다. 여름철 샌들이나 슬리퍼 착용도 금지된다.

삼성SDS가 이처럼 복장 강도를 높인 것은 자칫 느슨해질 수 있는 조직 분위기를 다잡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고순동 사장 중심으로 캐주얼 비중이 높았던 복장을 개선하겠다는 경영진의 결정이 뒷받침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SDS는 “해외사업 중심으로 조직개편에 들어간 상황에서 앞으로 만나게 될 고객사 범위가 넓어지는 것에 대비해 품위를 강조하기 위해 실시했다”고 설명했다. 

반바지 차림의 SK C&C 남자 직원들이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사옥으로 출근하고 있다.

▶개성만끽, 창의성 강조 SK C&C=SK C&C 내달 31일까지 정철길 사장의 지시 하에 ‘쿨비즈 캐주얼’을 시행한다. 이에 따라 노재킷, 노타이뿐 아니라 폴로셔츠와 같은 피케 소재의 깃 있는 티셔츠도 입을 수 있다. 특히 대기업에서는 불문율로 여겨지던 ‘남성=긴바지’ 공식을 깨고, 무릎 길이의 정장 반바지까지 허용할 정도로 파격적이다. 또 상의를 바지 밖으로 꺼내 입는 자유분방한 옷차림도 가능하다.

이런 변화는 최근 정 사장의 경영마인드와 닿아 있다. 정 사장은 IT기업에서도 인문학적 상상력과 창의력을 중요한 가치로 여겨왔고, ‘뮤지컬 강의’ 등 창의력을 키울 만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추진해왔다. 이 같은 파격적인 드레스코드에 대해 SK C&C 관계자는 “조직원들의 개성을 살리고 다양하고 유연한 사고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LG CNS 격식 갖추면서도 편안함, 실용성 추구= LG CNS는 3사 중에서 격식을 가장 강조한다. 개발자들도 청바지나 반바지, 슬리퍼 등을 착용할 수 없다. LG CNS가 강조하는 것은 실용적인 비즈니스 캐주얼이다. 깃과 단추 있는 셔츠에 면바지까지 입을 수 있고, 검정색 구두 외에 캐주얼 신발을 신을 수 있다. LG CNS 경영진은 2000년 채용 때 비즈니스 캐주얼 면접을 실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은행과 공공기관 등 고객사에서 일하는 IT서비스 기업 특성 상 반바지 착용을 허용하지 않는다. 대신 비즈니스 범위 안에서 편안하게 입을 수 있는 복장을 권장하고 있다고 LG CNS는 설명했다.

정태일ㆍ서지혜 기자/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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