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스토리텔링도 이젠 ‘SW도우미’ 시대
엔씨소프트, 첫 개발 무상 배포
시나리오 작가 지망생 A씨는 ‘마법사 양성 학교’를 소재로 한 판타지영화의 시나리오를 만들기 위해 스토리텔링을 시작했다. 스토리는 있지만 시나리오의 기본형식을 몰라 주인공의 성격과 영화의 배경 등을 정리하기 힘들었고 초보다보니 내가 상상한 스토리가 기존 영화와 비슷해 표절시비에 휘말리지 않을지도 걱정이었다. 현장에 나가 창작활동에 ‘올인’할 수도 있지만 생업과 병행하기 어려워 고민이었다.

국내에서 A씨와 같은 환경에 있는 사람들을 돕기 위한 소프트웨어(SW)가 최초로 개발됐다. 엔씨소프트의 비영리재단 엔씨소프트문화재단은 18일 제작발표회를 열고 문화콘텐츠의 창작을 도와주는 한국형 스토리텔링 지원 SW ‘스토리헬퍼’를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고 밝혔다.

스토리헬퍼는 ▷아이디에이션 단계 ▷트리트먼트 단계 ▷파이널스크립트 단계를 통해 창조경제의 기반이 되는 ‘스토리’를 영화, 소설 등 창작물의 초고로 연결시켜주는 일종의 시뮬레이터다. 예컨대 A씨의 경우 아이디에이션 단계에서 장르를 입력하고 스토리헬퍼가 던지는 29가지의 질문에 답한다. 질문은 주인공의 성격, 직업, 이야기의 흐름 등에 관한 것이다. 스토리헬퍼는 응답에 맞춰 자신이 가진 DB를 활용해 가장 유사한 30가지의 이야기를 도출한다. 스토리헬퍼는 1406편의 영화와 애니메이션 속 205개의 서로 다른 모티프, 11만6796개의 DB를 분석해 기존 작품과의 유사성을 알려준다. ‘해리포터’ 등 기존작품과 지나치게 비슷할 경우 필터링도 해준다. 작가는 이들을 변형ㆍ조합하고 상상력을 더해 아이디에이션 시트를 완성한다.

트리트먼트 단계에서는 인물이나 배경에 대한 세부 질문을 통해 사용자의 응답과 매칭률이 높은 영화의 제목목록을 보여준다. 창작자는 이를 참고해 후 최종적으로 20장 분량의 트리트먼트 시트를 완성한다. 이 단계에서 영화화 됐을 때 각 장면의 삽입, 삭제, 수정이 가능하다. 마지막 ‘파이널 스크립트’단계에서는 별도의 프로그램을 통해 완성된 이야기를 만드는데, 시나리오 작성에 특화된 워드프로세스 프로그램으로 작가의 컴퓨터에 다운로드받아 사용할 수 있다.

스토리헬퍼는 국내외 스토리전문가, 작가, 영화전문가 그룹의 테스트 및 인터뷰를 통해 지난 2010년 5월부터 올해 3월까지 약 3년 간 연구 끝에 개발됐다. 30억 원에 달하는 개발비는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지원 받았다. 이처럼 어렵게 제작됐지만 양사는 스토리헬퍼를 사회공헌 차원에서 무료로 배포한다. 엔씨소프트 측은 “이미 미국 등 콘텐츠 영상산업 핵심 국가에서는 스토리텔링 저작 활동에 필요한 요소를 갖춘 값비싼 상용프로그램이 보편적으로 사용되지만 국내에서는 현장 전문 인력을 중심으로 콘텐츠 기획과 창작을 돕는 SW에 대한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연구와 개발이 미진하다”며 “엔씨소프트문화재단은 이화여대 디지털스토리텔링 연구소와 손잡고 국내 시나리오 작가의 저작지원 및 양질의 콘텐츠 개발을 지원코자 SW를 무상으로 배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스토리헬퍼’의 자세한 내용 및 사용은 엔씨소프트문화재단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하다.

서지혜 기자/gyelove@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