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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혜원의 골프 디스커버리> 10대 PGA 챔피언…우승 이후가 더 기대되는 ‘스피스’
조던 스피스(미국)는 만 19세의 나이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존디어클래식 챔피언이 됐다. 타이거 우즈, 필 미컬슨, 로리 매킬로이가 첫 우승을 했을 당시가 20세였던 것을 감안하면 대단한 기록을 만든 셈이다. 16세에 처음으로 프로대회에 출전했다고 한다.

이번 대회에서 스피스는 마지막 라운드 18번 홀에서 한 벙커샷이 핀을 맞고 그대로 홀 안으로 빨려들어가는 행운을 누렸다. 이 샷은 2005년 김주연(32)이 US여자오픈 18번 홀에서 벙커샷으로 우승을 확정짓던 순간을 떠올리게 한다. 결정적인 마지막 순간, 주어진 단 한 번의 기회를 잡는 것은 쉽지 않다. 그건 어느 정도의 운이 따라줘야만 가능하다. 우승 인터뷰에서 스피스는 18번 홀 벙커샷이 생애 최고의 행운의 샷이었다고 표현했다. 핀을 맞지 않았다면 홀컵을 지나쳐 보기가 확실시되는 샷이었기 때문이다. 똑같은 샷을 여러 번 다시 시도한다고 해도 같은 샷을 만들어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스피스는 벙커샷을 극적으로 성공시켰지만 우승 행보는 쉽지 않았다. 총 3명이 연장전에 돌입해 5홀을 더 돌면서 승부를 가려야 했다. 놀라웠던 건 같이 연장전을 치른 잭 존슨과 데이비드 헌이 결정적인 순간에서 볼이 홀컵을 맞고 나오는 상황이 계속 나왔다는 점이다. 결국 스피스에게 기회가 다시 주어졌고, 스피스는 PGA 투어 역사상 4번째로, 10대에 우승을 차지한 선수가 됐다. 마치 스피스의 우승을 위해 선수들이 실수를 하는 것처럼 보였다.

어린 나이에 우승을 차지한다는 것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그 선수의 재능에 대한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하지만 막상 그러한 기록이 있는 선수들은 자신의 나이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스피스는 같은 코스에서 같이 플레이하고 경쟁하는 동료일 뿐, 자신이 어리다는 것을 신경 쓰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만큼 자신의 경기에 집중하는 능력이 뛰어나다는 얘기다. 어리기 때문에 스킬이 부족하다거나 경험이 없다는 주위의 우려는 우려로만 남을 뿐, 막상 선수에게 큰 부담이 되지 않은 듯했다. 오히려 어리기 때문에 주변 상황과 관계없이 더 강하게 자신의 플레이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보였다. 스피스는 처음 연장전 홀이 이어지면서 자기도 모르게 편안한 느낌이 들었고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버텨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런 태도는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이번 대회를 통해 스피스는 PGA 투어 카드를 따내고, 18일 개막되는 브리티시오픈 티켓을 손에 쥐었다. 이번 대회를 통해 자신감을 얻은 그의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된다. 어린 선수들의 열정은 새로운 기록을 만들어내고 그다음의 꿈을 불러일으킨다. 중요한 건 우승한 이후에 어떻게 자신의 커리어와 플레이를 만들어 가느냐다. 세계 곳곳에 있는 특별한 재능을 가진 영건들이 앞으로 많은 기록을 갈아치우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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