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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도력부재+친노세력 부활... ‘대선불복당’프레임에서 꼼짝못하는 민주당
[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청와대와 새누리당에 던진 칼날이 되려 민주당의 뒤통수를 때리는 부메랑이 되고 있다. 강한 비판을 위해 던진 말은 막말이 되고, 정치중립을 촉구한 말은 대선불복으로 되돌아와 민주당을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면을 들여다보면, 국정원 댓글사건으로 인해 지난 대선에 대한 강한 불만이 자리잡고 있고 있다. 또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을 들러싸고 밀리면 끝장이라는 친노세력의 위기감과 장내 세력구도 재편이라는 복잡한 방정식이 자리잡고 있다. 여기에 김한길 대표를 중심으로 한 지도부의 리더십부재로 민주당은 ‘대선 불복당’이라는 프레임갖혀 꼼짝도 하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지난 주말 홍익표 민주당 의원의 ‘귀태’발언은 국정원의 정치개입을 비판하던 와중에 나왔다. 청와대가 발끈했고, 새누리당은 국회일정을 취소하며 민주당을 압박했다. 결국 홍 의원이 원내대변인에서 물러나고, 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직접 ‘유감’을 밝히며 하루만에 사태는 가라앉았다.

그런데 귀태 사태가 봉합된 지 하루 만에 이해찬 의원이 박근혜 대통령을 ‘당신’으로 칭하고, 중앙정보보의 박정희 전 대통령의 시해사건을 연상케하는 발언을 했다. 역시 국정원의 정치개입을 비판하려는 의도였다. 새누리당은 즉각 ‘막말’이라며 민주당을 몰아부쳤고, 청와대도 국격을 거론하며 이를 거들었다.

15일에는 김한길 대표가 최고위회의에서 8차례나 ‘정통성’이란 단어를 거론하며 국정원 정치개입에 대한 박 대통령의 사과와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김 대표는 이날 발언이 대선에 불복한다는 뜻이 아니라고 덧붙였지만 청와대와 새누리당은 ‘대선 불복당’이라며 민주당을 몰아부쳤다.

3차례 공세가 모두 반격에 부딪히자, 16일 민주당 원내대책회의의 발언은 무뎌졌다. 원내회의여서 김 대표는 참석하지 않은채 전병헌 원내대표 주재로 열린 이날 회의에서는 자극적인 단어가 전혀 사용되지 않았다. 특히 전 원내대표는 국정원이나 NLL 관련 발언을 전혀 하지 않았다.

민주당 이언주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정원의 정치개입이 선거결과를 완전히 뒤집을 정도는 아니었을 것으로 믿는다. 그런 의견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조속히 국정원 국정조사를 정상화해야 한다”고 말하며 ‘불복당’ 이미지 탈출을 시도했다.

하지만 연패의 끝은 결국 자중지란이다. 당장 지도부가 대선불복은 아니라고 강변하고 있지만, 당내 친노ㆍ486의원들 가운데는 대선불복도 감수해야한다는 강경론도 있다.

지난 7일 민주당 광주시당 보고대회에서 임내현 의원은 “(대통령) 선거 원천무효 투쟁이 제기될 수도 있다”고 주장했고, 이후 ‘탄핵’ ‘하야’ 구호가 민주당 보고대회에서 잇따라 터져나왔다. 이어 10일 홍익표 전 원내대변인은 트위터에 “18대 대선 결과는 국정원과 새누리당의 합작”이라며 “기회는 불평등했고, 과정은 더욱 불공정했으며 그 결과는 전혀 정의롭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글을 썼다. 뒤이은 11일 ‘귀태 발언’이 터져나왔고, 14일에는 이해찬 상임고문까지 가세했다.

공세상황이 수세로 바뀌면서 민주당은 국정원 국정조사에 더욱 집착하는 모습이다. 국조에서 뭔가 성과를 내놓으면서 국면전환을 꾀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내분사태가 벌어지며 상황은 더욱 꼬이고 있다. 지도부가 김현ㆍ진선미 의원의 국조 특위위원 사퇴를 종용했지만, 두 의원이 이에 반발하며 유야무야됐기 때문이다.

현재 새누리당은 두 의원이 사퇴하지 않으면 국조를 못한다는 강경한 입장이어서 당분간 민주당의 내홍은 불가피했졌다.

d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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