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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번엔 빚 갚았다” 하나금융, KB금융과 ‘장외 라이벌전’서 함박웃음
‘얘들아, 언니가 빚 갚았다.’

박희영(26·하나금융)의 시즌 첫승에 하나금융그룹이 함박웃음을 지었다. 우승의 기쁨에 더해 금융 라이벌과의 장외 전쟁에서 카운터블로를 날렸다는 회심의 미소다.

박희영이 15일(한국시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매뉴라이프 파이낸셜 클래식에서 시즌 첫승을 거두며 KB금융이 후원하는 박인비(25)에게 잇따라 우승을 내줬던 아픔을 깨끗하게 설욕했다.

4월 크라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에서 유소연(23)이 박인비에게 밀려 준우승에 그친 것이 시작이었다. 당시는 박인비가 KB금융과 후원계약을 맺기 전이었지만 박인비가 KB금융과 계약한 뒤인 월마트 NW 아칸소 챔피언십에서도 유소연은 박인비에게 우승컵을 내주고 또다시 2위에 만족했다. 시즌 세번째 메이저대회 US여자오픈에서는 김인경(25)과 유소연이 박인비에 이어 2,3위에 머물렀다. 하지만 네번째 대결서는 하나금융이 웃었다. 4연승을 노렸던 박인비는 공동 14위에 그친 반면 박희영은 연장전서 통쾌한 역전우승을 일궜다. 동생들이 당한 빚을 ‘왕언니’ 박희영이 시원하게 되갚아준 셈이 됐다.


하나금융과 KB금융은 금융 뿐 아니라 골프계에서도 라이벌 구도를 형성해 왔다. 하나금융은 국내 유일의 LPGA 대회인 하나외환챔피언십을 후원하고 있고, KB금융도 한국여자프로골프(KLGPA) 메이저대회인 KB금융 스타 챔피언십을 개최한다.

박폴 하나금융지주 스포츠마케팅팀장은 “우리 선수들도 선전했는데 번번이 박인비 선수에 밀려 우승을 놓친 게 좀 아쉽긴 했다”고 웃으며 “‘설욕’이라기보다는 ‘선의의 경쟁’ 구도가 되어 앞으로 더 재미있어질 것같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박희영의 우승 뒤에는 또하나 흥미로운 이야기도 숨어있다. 박희영이 ‘KEB외환’ 모자를 쓰고 LPGA에서 우승한 첫번째 선수라는 점이다. 하나금융그룹은 외환은행을 인수한 뒤 소속 프로들을 ‘하나’(김인경·유소연)와 ‘외환’(박희영·비키 허스트)으로 나눠 관리했다. 하나금융에 편입돼 은근한 경쟁의식이 있던 데다 시즌 초반 하나 선수들에 비해 성적이 좋지 않았던 외환 측은 박희영의 우승에 크게 고무된 모습이다. 

조범자 기자·서경원 기자/anju101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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