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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07명 중 305명 생존” 아시아나 사고 ‘생존률의 기적’은 이렇게 만들어졌다
[헤럴드경제=이슬기 기자]역대 최대의 인명피해를 낳은 항공사고로 꼽히는 ‘테네리프섬 사고’의 사망자 수는 583명이다.

1977년 3월 27일 악천후가 찾아온 스페인 로스 로데오스 공항에서 각각 착륙과 이륙을 시도하던 항공기 두 대가 충돌하며 비극이 벌어졌다. 1985년 일본에서는 도쿄에서 출발해 오사카로 가던 보잉 747기가 야산으로 추락해 520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수백명의 사상자를 낸 항공사고는 일일이 열거하기가 힘들 정도로 많다. ‘항공기 사고=대형 참사’ 라는 등식이 대중들의 머릿속에 자리 잡게 된 이유다.

이와 달리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발생한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충돌 사고의 사망자는 단 2명에 그쳤다. 300명 이상의 승객이 탑승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인명 피해가 적다는 것은 ‘기적’에 가까운 일이다.

미국 경제 주간지 블룸버그비지니스위크는 8일(현지시간) “끊임없는 사고사례 연구와 소재개발, 승무원들의 헌신이 생존률을 높였다”며 기적의 원인을 분석했다. 이 분석에 따르면 이번 사고에서 인명피해를 줄일 수 있었던 이유는 기술적 요인과 인간적 요인 두 가지로 요약된다.

먼저 1990년대 이후 비약적으로 발전한 항공기 소재 및 조립기술이 사고발생시 승객들이 입을 피해를 최소화 했다는 분석이다. 비즈니스위크에 따르면 사고기종인 보잉777 같은 최신형 여객기는 충돌로 인한 이탈을 방지하기 위해 모든 좌석이 중력의 16배의 압력(16G)에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됐다. 과거에는 9G 강도를 버티는 의자가 주로 설치됐지만 2009년 16G 의자 설치가 의무화 되면서 안정성을 높일 수 있었다는 평이다.

불이 잘 붙지 않는 ‘방염소재’도 사상자를 줄이는데 한몫을 했다. 비좁은 기내에서 사고로 인해 화재가 발생할 경우 유독가스로 인한 인명피해가 많이 발생하는데, 방염소재로 만든 선반과 기둥, 의자 덕분에 불이 크게 번지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실제 미국 연방항공청(FAA)은 불연성 소재의 사용을 권장하고 있다.



첨단기술만이 승객들의 목숨을 구한 것은 아니다. 화려한 항공기 기술 뒤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사람들의 노력’ 도 숨어있었다. 비즈니스위크는 우선 아시아나 승무원들의 발 빠른 대처를 칭송했다. “항공사고는 90초 이내에 승객들을 탈출 시키는 것이 중요한데, 아시아나 승무원들의 피나는 훈련이 그것을 가능케 했다”는 것.

비즈니스위크는 또 “미국교통안전위원회(NTSB)의 수많은 사고사례 연구와 과학적 분석이 항공기의 안전성을 높이는데 기여해 왔다” 며 “과거 사고의 분석을 통한 ‘반면교사’ 역시 중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4월 아일랜드 저가항공사 라이언에어 여객기 역시 인도네시아 발리 공항에서 착륙 사고를 냈지만 단 한명의 사망자도 내지 않는 등 항공사고의 인명피해 규모는 과거에 비해 점차 감소하는 추세다.

yesye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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