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전성 유지 자본확충 절실
금융당국이 대외정책금융 기능을 수출입은행으로 일원화하면 수은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급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당국은 한국무역보험공사의 중장기 무역보험업무를 수은으로 넘긴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보험의 잔액은 지난해 말 기준 55조원으로, 수은은 위험자산 증가에 따른 BIS 비율 하락이 불가피하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3월말 수은의 BIS 비율은 10.5%다. 수은의 위험자산 94조원에다 무보의 중장기보험 잔액 55조원이 더해지면 가용자본이 11조3000억원인 수은의 BIS 비율은 7.6%로 하락하게 된다.
이를 막으려면 대규모 증자가 뒤따라야 한다. 금융권이 산출한 추가 자본금은 7조원 안팎. 무보의 중장기보험 잔액에 특수은행 평균 BIS 비율(13%)을 곱한 것이다.
금융권은 수은이 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자본확충이 필요하며, 자본확충이 어려우면 신용공급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수은은 대출재원을 해외차입에 의존하는 만큼 시중은행과 마찬가지로 금융당국의 건전성 규제를 받는다.
무역보험이 우량기업에 집중된 나머지 중소ㆍ중견기업에 대한 지원이 줄어들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수은이 건전성 저하를 우려해 위험성이 큰 곳에 신용을 공급하는 기능이 취약해질 것이란 의미다.
정부는 최근 정책금융기관 역할 재정립 방안을 마련하면서 정책금융기관들은 담보력이 취약한 창업 초기기업과 기술형 기업 등에 모험자본을 장기 공급할 수 있는 기능이 취약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무보는 중소기업과 신흥시장 등 창조경제에 대한 지원 축소가 불가피하다고 자체 분석한다. 중장기 보험은 무보 보험료 수입의 70%를 차지한다. 업무가 수은으로 넘어가면 가용자원은 현저하게 떨어진다.
조동석 기자/dsch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