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보다 소득공제도 유리
신용등급 책정때 이용실적 반영
신한·KB국민·하나SK·외환 등
6개월여만에 150만장 돌파 인기
#.지난 5월 소액 신용결제 기능을 탑재한 체크카드인 ‘하이브리드카드’를 발급받은 정고희(33)씨는 지난달 신용등급이 1단계 상승했다. 그동안 신용카드가 없어 신용관리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일부 하이브리드카드가 신용카드로 분류되면서 등급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지난 6월부터는 체크카드도 성실히 쓸 경우 신용등급이 올라가는 것으로 평가체계가 바뀌면서 하이브리드카드는 더욱 유용해졌다. 정씨는 “하이브리드카드의 신용한도인 30만원을 넘지 않는 선에서 알뜰하게 쓰고 있다”며 “신용카드보다 소득공제도 유리하고 신용관리도 할 수 있어 주력카드로 이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이브리드카드를 포함한 체크카드의 인기가 수직상승 중이다. 지난 2일 삼성카드가 ‘신세계 KB국민은행 삼성체크카드’를 출시하면서 신한카드, KB국민카드, 현대카드, 삼성카드, 하나SK카드, 농협카드, 롯데카드 등 주요 카드사들은 모두 하나 이상의 하이브리드 상품을 갖추게 됐다. 이에 따라 하이브리드시장에서 카드사들의 경쟁도 치열해 질 전망이다.
크게 신용카드와 체크카드로 양분된 국내 카드 시장에서 체크카드는 그 영역을 점차 넓혀가는 추세다. 여신금융협회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 5월 체크카드 승인금액은 전년동월대비 10.2% 증가한데 비해 신용카드는 2.4%에 그쳤다. 신용카드 증가율은 카드 승인실적 통계를 산출한 이래 최저치를 기록한 반면 체크카드는 꾸준히 10%대 이상의 기록을 유지하고 있다. 전체카드 대비 체크카드 승인건수 비중도 지난해 5월 27%에서 올해 31.6%로 부쩍 늘었다.
여신금융협회는 이같은 추세는 금융당국의 체크카드 활성화 정책의 효과가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금융당국은 신용카드의 부가서비스를 꾸준히 축소시키는 한편 체크카드의 소득공제율을 30%로 유지해 15%에 그치는 신용카드의 공제율과 격차를 뒀다. 또 지난달부터 개인신용평가사가 신용등급을 매길 때 체크카드 이용실적을 반영하도록 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예를 들어 신용카드 100, 신카와 체카 50:50, 체카 100의 비중으로 이용하는 사람들의 신용등급이 3, 4, 5로 매겨지는 식이었다면 앞으로는 3, 3, 4로 한다던지 예전보다 격차를 줄이게 지도했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체크카드 활성화 정책에 힘입어 당분간 하이브리드카드의 인기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카드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신한·KB국민·하나SK·외환·NH농협·우리카드 등 6개사의 하이브리드카드 누적 발급량이 6개월여 만에 150만장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많은 회원수를 보유한 신한카드의 경우 하이브리드 서비스 이용자가 지난달 42만명을 넘어섰고, 하나 SK카드도 34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자영 기자/nointerest@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