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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크엔드] 빈곤 대물림·고연령 남편…안정적 가정유지 정책 시급
‘다문화 1호 정치인’이라 경기도의원
2010년 경기도 의회에 입성한 이라(35ㆍ새누리당·사진) 의원에겐 ‘국내 1호 다문화 정치인’이라는 수식어가 따라 붙는다.

그 상징성은 결혼이주여성 등 다문화 가정을 위한 의정활동에 있어 훈장이자 십자가로 느껴진다.

하지만 결혼이민자로서, 귀화자로서 대한민국 현실의 벽에 부딪혔던 경험을 공감하고 도울 수 있는 일을 할 수 있다는 건 부담감이라기보다 보람이다.

이라 의원은 몽골 출신으로 2003년 한국인 남편과 결혼하면서 한국인으로 귀화했다. 그는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법무부 자원봉사를 통해 결혼이민자의 실상을 자세히 들어다보게 됐고, 뭘 도울 수 있을까 고민 끝에 정계에 입문했다”고 말했다.

널리 알려진 건 이자스민 의원이지만, 사실상 이라 의원이 다문화 정치인으론 국내 1호다.

“최초라는 꼬리표가 부담이 됐다기보다, 더욱 열심히 활동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되었다고 생각해요. 제가 몇 년 동안 직접 보고 체험한 결혼이주민의 실상이 정부정책에 반영될 수 있는 직접 채널의 역할을 수행하고 싶습니다.”

이라 의원은 직접 겪은 다문화가정의 어려움으로 경제적 문제, 자녀교육 그리고 안정적 가정유지를 꼽았다.

특히 자녀교육과 관련해 그는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로 학교에서 어려움이 많고, 집에서도 교육지원이 불충분해 빈곤의 악순환이 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다문화가정 자녀가 장차 한국사회에 역할을 할 수 있게 가난과 빈곤의 대물림이 발생하지 않도록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대안으로는 다문화 가정의 자녀를 위한 대안학교 설립 등을 제시했다.

그는 “결혼이민자의 안정적 가정유지가 어려운 것 또한 문제”라며 “현재 한국인 남편 연령이 이민 여성보다 훨씬 많은데, 나중에 여성이 혼자 생활해야 할 상황에 대비한 정부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라 의원이 속한 경기도 내 이민자 수는 2만4946명(2012년 기준)으로, 전국 대비 20%에 달한다. 국적별로는 중국이 59.3%를 차지하고 베트남(9.2%), 필리핀(4.3%) 순이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이민자가 거주하는 경기도에선 그들의 한국사회 안정적 정착지원을 위해 ▷다문화 가정 서포터즈 ▷결혼이민자 통번역 서비스 제공 ▷한국어 교육 ▷IT 교육 등을 실시하고 있다.

그는 이 같은 제도적 뒷받침 못지않게 “한국사회의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에 사는 100명 중 3명이 외국인인데, 손님을 그렇게 귀하게 여기는 한국인이 왜 외국인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을 갖게 됐는지 모르겠다”며 “ ‘서로 다르다’가 아니라 ‘같은 한국인’이라는 큰 마음으로 포용하고 함께 살아가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부의 지원책에 대해선 “정부예산이나 사업이 지나치게 전시행정에 치우쳐 다문화 가족의 실제적인 필요(needs)를 반영하고 있는지 의문”이라며 “이제까지 정책이나 예산, 행사에 대한 효율성을 검증해보는 것도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백웅기 기자/kgu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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